• [꿈/이야기] 맨땅에 클릭, 의류쇼핑몰로 성공 접속[‘솔로이스트’ 장영호·신선영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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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7.29 09:29:38
  • 조회: 818
‘분유와 기저귀를 인터넷에서 구입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인터넷 쇼핑몰 의류회사 ‘솔로이스트’의 성공은 간단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2001년 겨울 인터넷 산업이 기지개 켜기 전이었다.

당시 장영호 사장(36)과 신선영 수석디자이너(33) 부부는 3년 전 시작한 의류사업으로 한창 애먹을 때였다. 직접 디자인해 만든 의류를 대기업에 납품했는데 매일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졌다. 큰 회사들의 횡포에 시달렸다. 수금도 제 때 안됐다. 4년간 쌓인 적자가 2억원. 빚낸 창업자금을 모두 날렸다. 눈물을 머금고 막 회사 문을 닫을 참이었다. 그때 아내는 둘째를 낳아 집에서 잠깐 쉬고 있었다. 우연히 신문 기사를 봤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분유와 기저귀가 가장 많이 팔린다는 통계 기사가 눈에 번쩍 띄었다. 당장 남편인 장사장에게 전화했다.

“시간에 쫓겨 인터넷에서 분유와 기저귀를 사는 여자들이 누굴까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직장 여성 아니겠어요. 바쁘니까 옷 역시 적당한 가격에 품질만 좋으면 인터넷에서 구입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승부해 봅시다.”



#미술학원 원장님에서 사업가로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정면승부하기 위해 자체 브랜드를 내세웠다. 예상은 적중했다. 솔로이스트의 올 예상 매출은 40억원이 넘는다. 2003년엔 고작 2억~3억원에 불과했다. 인터넷 관련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전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장사장은 “지난해부터 매출 단위가 커지니까 돈 계산이 힘들더군요. 회계 전문가를 모셔왔죠”라며 웃었다. 그만큼 사업과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인물이다. 원래는 마음씨 좋은 입시미술학원 원장이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원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에겐 무조건 “걱정하지 말고 그냥 다녀라”라고 하는 통에 학원 운영이 어려워졌다.

아내 신씨는 남편에게 함께 의류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오랫동안 의류사업을 해온 친정 부모가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업을 정리한 때였다. 아내는 어려서부터 의류 디자인을 좋아했고 섬유미술과를 졸업한 터였다.

장사장은 난생 처음 ‘영업’이란 것을 하게 됐다. “미술학원에서 아이들과 지내다가 정글에 던져진 느낌이었어요. 생전 모르던 사람을 찾아가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하려니 뒷골이 땅기고 도망치고만 싶더라고요. 그나마 설명할 시간을 내주는 사람은 은인이었죠.”

영업은 물론 디자인, 제작 등 모든 게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명색이 디자이너인 아내는 밀린 대금 3천만원을 받으려고 한 납품 의류회사의 사장을 열흘동안 스토커처럼 따라다닌 적도 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모르겠어요. 열심히 만들어 납품했는데 한푼도 못받게 되니 오기가 나더군요. 정말 남자 화장실까지 쫓아 들어갔어요. 식당에 가면 옆 식탁에 앉아 똑같은 것을 주문해 먹었죠. 그 회사가 부도나기 직전 창고물을 처분하면서 결국 밀린 제품값을 받아냈어요.”



#부부 컴맹이 인터넷에서 성공할줄이야

인터넷에서 제2의 출발을 할 때도 쉽지는 않았다. 당시만해도 부부는 지독한 컴맹. 컴퓨터 켜기와 끄기만 알았다. 돈이 없어 회사 사무실과 집에도 컴퓨터가 없었다.

신씨는 갓난쟁이를 재우고 밤이면 PC방을 찾았다. 대형 사이트에 소개된 의류들의 상품 기획과 구성, 진열, 설명 방법들을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정답은 하나였죠. 무조건 고객의 입장에서 판단하자. 고객보다는 판매자 입장에서 편리하도록 꾸며놨더군요. 나 같으면 고객이 궁금해하니까 제품 설명은 이런식으로 하고, 진열은 또 이런식으로 하고, 많은 생각이 떠올랐죠.”

당장은 직접 판매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의류를 취급하는 대형 쇼핑몰을 뚫어야 했다. 그러나 담당자들과 접촉하기도 쉽지 않았다. 연락이 돼도 말이 끝날 때까지 들어주지 않았다. 미련스러울 만큼 수백 통의 e메일을 보냈다. 몇 달 후 답장이 왔다. 품질만은 자부해왔던 터였다. 제품을 선보이자 “의류를 빨리 팔자”고 오히려 달려들었다.

“오프라인처럼 기존 거래선과의 견고한 먹이사슬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어요. 온라인은 투명했죠.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어요. 물론 고객과의 신뢰가 생명입니다. 온라인 고객은 클릭 한번으로 옮겨가니까요.”

아내의 야간 PC방 찾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주문받은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때는 꼭 계란바구니 들고 알 담으러 가는 심정이었어요.”

현재는 브랜드 인지도가 생겨 대형 쇼핑몰뿐 아니라 자체 사이트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당장의 큰 마진보다는 고객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 애쓴다. 유명 의류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소재(원단)를 그대로 사용한다. 지난해 디자인연구소도 세웠다. 작은 규모의 회사로 업계에선 화제다. 한해 매출의 15%를 디자인 연구에 투자한다. 생산의 60%는 중국에서 이뤄진다. 중국에도 인터넷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중국 현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부부는 회사가 있는 경기 성남지역 노인들에게 작은 연말 선물을 드렸다. 따뜻한 스카프 1,300장. 어렵게 거둔 성공이니만큼 성공의 기쁨 또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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