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너희가 컬러를 알아?[고려대 노래패 ‘노래얼’의 DIY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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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7.27 09:15:05
  • 조회: 496
낡고 오래된 다용도실의 벽 색깔은 대개 회색 계통이다. 원래는 흰색이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말이다. 집 현관이나 발코니 벽이 지저분해서 보기 싫다면 직접 페인트를 사서 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은 혼자서도 쉽게 칠할 수 있는 DIY 페인트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은 냄새가 나지 않고 독성도 거의 없다.



#분위기 좀 바꿔볼까?

이날 DIY 페인팅에 도전한 독자는 고려대학교 노래패 ‘노래얼’. 지저분해진 동아리 방에 페인트칠을 새로 해서 깨끗하게 변신시킬 계획이다. 노래얼 식구 중에 마지막으로 페인트칠했던 날짜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오래됐다는 얘기. 때가 타 더러워진 벽에는 공연 포스터를 붙였던 테이프 자국도 여러 군데 남아있었다.

냉방이 되지 않아 무더운 동아리방.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방을 가득 채우고 있던 악기부터 치웠다. 피아노처럼 무거워서 옮기기 힘든 물건은 방 가운데로 끌어낸 뒤 커버링 테이프를 붙인다. 테이프 아래 쪽에 달려있는 비닐로 덮으면 페인트가 튀어도 걱정 없다. 문틀, 창틀처럼 페인트가 묻기 쉬운 곳에는 마스킹 테이프를 꼼꼼하게 붙인다. 일반 투명 테이프보다 접착력이 약해 도장이 끝난 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쉽게 뗄 수 있다.

“으악! 거미줄이다.” 높은 창틀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이다보니 그동안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동거자’들까지 눈에 들어오는구나. 이번 기회에 거미줄 청소까지 싹 해버렸다. 사포로 울퉁불퉁한 벽을 매끈하게 다듬고 말라붙은 누런 테이프를 칼로 박박 긁어서 떼어내면 기본 작업은 완료.

새로 칠하게 될 벽의 색깔은 열띤 회의 끝에 연한 푸른 빛이 도는 흰색으로 결정했다. 흰색 페인트에 파란색 조색제를 섞는다. 매우 진한 파란색이므로 몇방울만 똑똑 떨어뜨리는 게 요령. “꺄악~ 그만 그만!” “이러다가 우리 시퍼런 방에서 지내는 거 아냐?” 한 친구가 조색제를 주르륵 따르자 여기저기서 난리가 난다. 친구는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됐다.



#여기가 우리 동아리방 맞나요

하지만 진짜 농도는 조색제와 페인트가 완전히 섞일 때까지 저어봐야 아는 일. 색깔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하얀 편이다. “조색제를 더 넣어보자. 파란 방도 좋잖아? 시원~하고.” “싫어. 그건 안돼.” “이 동아리방에 누나보다 제가 더 오래 있을 거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좋아하는 색깔로 해요.” 결국 조색제 몇방울 더 넣는 선에서 합의봤다.

색을 섞을 때 주의할 점은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는 전혀 다른 색깔로 보이니 실내 조명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원하는 색이 나오면 페인트를 트레이에 부어서 사용한다. 트레이는 페인트를 조금씩 덜어 쓰는 용기로, 초보자들에겐 필수품.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롤러를 장대에 끼워 칠하고 좁은 틈새는 붓으로 처리한다. 아래 위로 결을 따라 골고루 칠하고 붓자국이 드러나지 않도록 직선으로 움직인다. 마지막 ‘붓조’가 모서리 작업까지 끝내자 칙칙했던 동아리방이 한결 밝아졌다.

“우와~ 정말 화사해졌다!” “적어도 앞으로 5년은 페인트 칠할 일 없을 거야. 하하.” 우리가 이 방을 새로 단장했다는 사실을 후배들이 기억해주면 좋으련만. 동아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것 같아 뿌듯하다. 노래도 더욱 잘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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