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집안일은 ‘공짜’가 아닙니다” [‘돌봄 노동’의 경제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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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7.01 09:46:59
  • 조회: 504
▲‘돌봄노동’이론화시킨 美

낸시 포브르 교수

“남자들은 돈을 벌어오고 여자들은 시간과 노동을 제공합니다. 지금까지 가부장적 계약조건과 일방적으로 희생해 온 여성들의 가사노동은 이제 경제가치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가치 평가가 없다면 여성들은 탈출할 것이고 자본주의 체제에 재생산의 위기를 가져올 것입니다.”

포브르 교수는 가계·기업·정부간의 순환적 구조로 설명됐던 국민계정체계(SNA)가 전체 경제의 아주 일부분이며 앞으로는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생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류경제학과 마르크시스트 경제학의 ‘노동’ 개념을 비판하고 돌봄 노동(caring labor)이라는 새로운 노동개념을 이론화시킨 여성주의 경제학계의 대표적 이론가이다. ‘국제 페미니스트 경제학회(www.iaffe.org)’의 주축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포브르 교수는 엔론사태의 분식회계 경우에서 보듯 “경제성장을 측정하는 기준 자체가 위험하다”며 “현대의 경제학은 유효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윤추구를 위한 경쟁적 시장이 자본주의의 핵심인데, 돌봄 노동은 여기에 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주부가 떠맡아온 돌봄 노동을 가족·지역·국가가 어떻게 분담하고, 보상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는 문제가 각 나라마다 생존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세제혜택 등 구체적인 지원방식을 연구하고 가정, 시장이 아닌 ‘제3의 모델’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자연환경은 판매하지 않고 이익이 거래되지도 않지만 안정된 기후나 토양 등은 경제운영의 필수조건입니다. 안전한 환경이 사라질 때는 경제적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처럼 주부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포브르 교수는 무급노동을 측정하는 정확한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기준은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이 다른 일을 선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기회비용이나 이들이 파업한다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사노동’관련 법개정 추진

이계경 의원

“이번 세계여성학대회에서 가사노동가치가 쟁점화 됐다는 점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앞으로 많은 사회적 토의를 통해 여성의 경제적 지위에 진전이 있었으면 합니다.”

현재 국회에선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놓고 가사노동가치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종합소득세 납세자의 배우자로서 소득이 없거나 연간 소득액이 1백만원 이하인 사람이 공제대상자인 경우 배우자 기본공제를 현행 1백만원에서 연 1천2백만원으로 올린다 ▲배우자가 없는 여성으로 부양가족이 있는 가구주이거나 배우자가 있는 여성인 경우 추가공제 금액을 현행 1인당 연 50만원에서 1백만원으로 상향조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여성단체들의 역풍도 만만치 않음을 이의원도 인정했다.

“수혜자를 법적으로 혼인관계에 있는 가족과 전업주부만으로 한정했고 ‘남성은 직장,여성은 가정’이라는 뿌리깊은 성역할 관념을 고착시켜 여성들의 전업주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어서 그는 여성단체들의 반발에 대해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있는 법의 틀 속에서 인식을 바꿔보자는 뜻으로 발의했습니다.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을 껴안으려면 법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여성의 전업주부화를 촉진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사실상 여성들이 100% 취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선 현실적인 법이 우선입니다.”

이의원은 이어 국민연금가입, 보험사의 보험액 산정, 손해배상 청구 등에서 여성들이 가사노동가치가 반영되지 않아 많은 경제적 손실을 받고 있다고 했다.



“얼마전엔 일반노동자로 인정했던 전업주부들을 특수노동직으로 인정한다는 판례도 있었죠. 교통사고 중상입은 주부에 대해 단순 육체노동자의 하루 평균 임금보다 1만5천원 많은 특별 인부임금인 6만5천7백34원을 적용했습니다. 앞으로 돌봄노동이 경제가치로 인정받으면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가 훨씬 향상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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