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다음 대통령도 제가 모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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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5.25 09:00:04
  • 조회: 393
[사이드카 경호 20년 … 서울경찰청 순찰대 임성우 경사]



대통령을 경호하는 경찰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 순찰대 임성우 경사(52)는 20년째 ‘사이드카’를 몰고 있다. 한국에서 그만큼 오랫동안 사이드카를 운전한 사람은 없다. 살아있는 전설이다.



#5명의 대통령을 지키다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5명째 대통령을 경호하고 있다. 1998년부터 대통령과 국빈 경호행사만 780여회. 정확한 횟수는 셀 수 없으나 20년간 2,000여회 경호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의 경호가 ‘외교’가 된 적도 있다. “한겨울에 국빈을 모시고 김포공항으로 간 일이 있었어요. 염창동에 도착할 무렵 폭설 때문에 도저히 고개를 넘을 수 없는 상황이었죠. 결국 순찰대원들이 내려 눈을 모두 치운 뒤 국빈차량을 뒤에서 밀어 간신히 고개를 넘었어요. 그 국빈은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고 국가간 협상문제도 순조롭게 풀렸지요.”

전두환 대통령이 당시 아프리카·아시아 국가 수반들을 릴레이 초청했을 때도 임씨는 항상 현장에 있었다. “다른 국가에서는 이런 경호와 의전을 받은 적이 없었나봐요. 국빈들이 회담 내용보다는 의전과 경호에 더 깊은 감명을 받곤 했어요.”



#한번 경호원은 죽어서도 경호원

생명을 구한 적도 있다. 자유로에서 출근길 순찰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청년을 이대 목동병원으로 긴급 이송해 죽음의 문턱에서 구출해냈다. 임경사는 “당시 의사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역주행을 해가며 빨리 병원에 도착해 간신히 살릴 수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 자신도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2000년 3월 경찰대 졸업식에 참석하는 대통령 경호행사를 사전 연습하다 고속도로 노면 이상으로 임경사의 오토바이가 미끄러졌다. 30m를 미끄러진 후 가로수를 들이받았고 임씨는 뇌진탕, 늑골골절 등으로 호흡을 제외한 모든 기능이 정지됐다. 의사가 사망판정을 내린 상황에서 3시간 후에 극적으로 신체기능이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다들 기적이라고 했다.

사실 누구나 어릴 적 제복에 대한 ‘로망’을 지닌다. 그 때 ‘사이드카’를 모는 경찰은 선망의 대상이다. 검은 선글라스에 ‘자세’가 나오는 A급 제복. 육중한 할리데이비슨에 몸을 맡기고 도로를 질주하는 경찰들. 긴급상황이면 어디든 출동하는 ‘도시의 파수꾼’이다. 그러나 어느 직업인들 멋있기만 할까. 안전사고의 위험이 가장 높은 게 사이드카 운전. 그래서 보통 4~5년 되면 부서를 옮기는 게 관례다. 임경사처럼 경호의 달인들을 제외하곤 그렇다.



#29년째 경찰제복을 입다

77년 강원 춘천에서 순경으로 경찰생활을 시작한 임씨는 몸이 건장하다는 이유로 교통순찰대에서 근무해왔다. 82년 서울 강동서 기동대에서 근무하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86년 아시안게임. 한국에서 치르는 최초의 아시안게임인데 경호요원이 턱없이 부족하자 85년 5월 100여명이 특채로 서울경찰청 순찰대에 뽑혔다.

이후 아시안게임과 서울올림픽, 장애인 올림픽, 아셈회의 등을 무사히 치르며 베테랑으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행사가 끝나면 원대 복귀하는 게 정상인데 ‘경호의 달인’은 동기 중 유일하게 순찰대에 남아 20여년간 근무해왔다.

그의 남은 목표는 사고없이 무사히 순찰대 근무를 마치는 것. “어떤 경호행사를 하든 후배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죠. 사고없이 열심히 일하다보면 6번째 대통령까지는 모실 수 있지 않겠어요?”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베테랑의 여유가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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