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순수의 소리축제[사운드페어 2005 기획 ‘지하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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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5.19 09:01:43
  • 조회: 838
대학축제는 이제 더이상 대학생들의 축제가 아니다. 연예인을 초청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 각종 축제 프로그램도 대학생만의 색깔을 찾기 힘들다. 세파의 달콤한 유혹을 물리치고 대학문화의 순수성을 되찾을 키워드는 무엇일까. 상업주의에 정복당한 캠퍼스에서 젊은이들이 똘똘 뭉쳤다.

오는 18일 열리는 ‘제1회 사운드페어 2005’는 대학생의, 대학생을 위한, 대학생에 의한 페스티벌이다. 전국 수십개의 대학생 밴드가 치열한 예선을 거쳤고 10개팀이 본선무대에 올라 최종 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 규모 페스티벌을 기획부터 섭외, 마케팅, 공연까지 모두 대학생들이 해냈다. 지난해 말 대학생만의 음악축제를 시작해보자며 한양대 학생 11명이 모였다.

한양대에서 ‘보헤미안’이란 록음악 동아리 활동을 하던 최희두씨(23)는 2002년 영남대 록페스티벌을 본 뒤 “대학생만의 음악축제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영남대 록페스티벌이 전국적인 행사이긴 하지만 대학생 밴드들은 거의 배제되고 프로 록밴드를 위한 페스티벌로 변질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음악축제를 여는 게 쉽지 않았다. 2003년부터 준비했지만 두차례나 실패했다. 노하우도 없었고 능력도 부족했다.

오기가 생긴 최씨는 음악축제 기획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고 본격적으로 달려들었다. 그렇게 모인 사람이 정태균(25)·장하련(20)·이서영(22)·신진철(20)씨 등 11명. 모임 이름은 ‘지하공작소’라 붙였다. 공작소는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공간’이라는 뜻이고 실재하지 않는 ‘공작+소’를 의미한다. 언더그라운드를 지향한다는 뜻에서 ‘지하’를 공작소 앞에 붙여 완성했다.

“문화를 창조해내는 사람들이 지하에서 ‘작당모의’한다는 의미에서 ‘지하공작소’가 탄생했어요. 우리 모임의 상징동물도 공작꼬리를 소 몸통에 붙여 상상의 동물로 만들었죠. 상상력은 대학생 문화의 원동력이니까요.”

의기는 충천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회원 대부분이 휴학하며 축제 일에 매달렸다. 스폰서를 얻기 위해 기획서를 들고 기업을 돌아다녔으나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취지는 좋지만 성공여부가 의심스럽다고 했다. 결국 기업 후원은 포기했다.
축제일이 다가오자 돈보다 참가 밴드 유치가 급했다. 전국의 대학밴드들을 돌아다니며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의 취지에 공감한 밴드들이 60여개팀. 지난 1일 1차 예선을, 8일 2차 예선을 거쳐 이화여대, 중앙대, 건국대, 고려대, 한국항공대, 원광대 등 10개팀을 선발했다.

아마추어들의 기획이기에 허술함과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대학문화의 본질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이잖아요. 완벽하지 못한 것이 어느 정도 용서되는 게 대학생이고요. 주체적으로 문화를 창조해내는 역동성이 우리의 힘입니다.”
젊음의 힘은 도전정신이다. 실패할지라도, 절반의 성공일지라도 이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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