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스무살 숙녀 나만의 향기 갖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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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5.17 09:01:12
  • 조회: 351
여자 나이 스무살. 교복 입고 천방지축 뛰어다니던 예전 모습은 잊어주시기 바란다. 세 밤만 자면 누가 뭐래도 어엿한 ‘성년’(매년 5월16일은 성년의 날). 소녀 티를 벗고 여성으로 거듭날 시간이다. 성숙한 자태에 자신만의 향기까지 갖춘다면 성인식이 따로 필요할까.



#나만의 향수를 갖고 싶다면

흔한 게 향수다. 듣도 보도 못한 다양한 이름에, 향기도 가지각색. 그러나 시중에서 파는 향수는 어딘지 모르게 부족하다. 좀더 달콤했으면, 좀더 시원했으면…. 때론 다른 사람이 쓰지 않는 자기만의 향수를 뿌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갈리마드(www.galimard.co. kr)는 국내 최초로 맞춤향수를 만드는 전문 업체다. 250년 전통의 프랑스 향수 회사인 갈리마드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향료를 공급받아 맞춤향수와 DIY 향수를 만들고 있다.

이날 은혜씨를 도와줄 사람은 갈리마드의 조향사 정미순 원장. “상담을 통해 자신의 심리유형과 성격에 맞는 향기를 찾을 수 있어요.” 정원장과 은혜씨가 마주앉았다. A형부터 D형까지 네가지 심리유형 중 어디에 해당되는지 알아볼 참이다. 정원장이 불러주는 보기를 듣던 은혜씨는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이라는 A형을 골랐다. A형을 위한 향은 여성스럽고 산뜻한 플로랄 계열.

A형 향수가 실제로 본인과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링 테스트’도 했다. 우선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붙인다. 왼손에는 4개의 향수를 번갈아 쥐고 그때마다 맞닿은 두 손가락이 잘 떨어지는지 다른 사람이 벌려본다. 손가락이 잘 떨어지지 않으면 그때 왼손에 들고 있는 향수가 본인에게 어울리는 향이다. 향료의 기운이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다.

“처음 골랐던 A형 향수가 오링 테스트에서도 은혜씨에게 딱 맞는 것으로 나왔어요.” 신기하기도 해라. 성격과 체질에 맞는 향을 찾았다면 향료를 골라 향수를 만들어보자.



#소녀에서 숙녀로

향수의 향기는 탑노트, 미들노트, 베이스노트로 이뤄진다. 탑노트는 향수를 뿌린 직후부터 알코올이 날아간 10분 전후에 나는 향이다. 미들노트는 30~60분 뒤의 안정된 향, 베이스노트는 마지막까지 남는 잔향을 말한다. 베이스노트는 탑노트보다 휘발성이 떨어지고 입자가 무겁다.

향수를 만들 때는 베이스노트부터 섞는다. 127개 향료병이 놓인 조향 오르건에 앉은 은혜씨. 정원장이 추천한 7가지 향료의 뚜껑을 열고 차근차근 향을 맡아봤다. 후각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은 향기간 차이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고. “다 비슷한 것 같은데요. 음… 이거랑 이거, 이거….” 고민 끝에 아이리스, 라일락 등 4가지를 골라냈다.

길쭉한 실린더에 향료병을 거꾸로 꽂았다. “아이리스는 5㎖만 넣으세요.” 전체 향수 용량 50㎖ 중 베이스노트는 15㎖ 정도. 골라놓은 4개 향료의 강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첨가 비율은 정원장이 결정해 주었다. 향료를 잘 섞은 뒤 종이에 향수를 찍어 코에 대본다. 마음에 들면 미들노트 단계로 전진.

미들노트로는 장미, 백합과 시원한 바다향을 골랐다. 베이스노트에 이 향료들을 섞고 또 한번 테스트한다. “알싸한 냄새가 코를 톡 쏘네요.” 바다향이 많이 들어가서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향료를 더 넣어본다. 화사한 꽃향을 첨가했다. 마지막 탑노트는 그린티와 베르가못, 레몬향. 날아갈 듯 가볍고 상큼하다.

“성년이 되는 것을 축하하는 향수니까 ‘숙녀’를 넣어서 만들어봐요.” 정원장의 조언. 향수 이름은 결국 ‘귀여운 여인’을 뜻하는 프랑스어 ‘라 프티트 팜므(La petite femme)’로 낙착됐다.

향수 이름을 투명한 라벨에 인쇄해 향수 용기에 붙이니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수가 완성됐다. “만드는 과정이 재미 있었어요. 다른 친구들한테도 선물하고 싶어요.” 움직일 때마다 퍼지는 달큼한 냄새. 봄바람마저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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