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직장에서도 축복받는 출산 [임신 7~8개월 동료축하 ‘베이비 샤워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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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5.02 09:00:30
  • 조회: 564
오는 6월 출산 예정인 인터파크 티켓사업부 서지영 대리(31)는 지난 22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녁이나 같이 먹자”는 직장동료 김경와 과장(35·여)의 손에 이끌려 대회의실에 들어선 순간, 갑작스레 터진 환호성과 축하세례.
‘혹시 오늘이 내 생일이었나?’ 서대리는 잠시 자신의 생일마저 헷갈릴 정도로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회의실 한쪽 벽에는 세상의 예쁜 아기 사진은 몽땅 모아놓은 듯한 슬라이드 필름이 돌아가고 있었고, 책상 위에는 커다란 축하케이크가 놓여있었다. “어머, 이거 기저귀로 만든 케이크 아니에요?” 그는 그제서야 눈치를 채기 시작한 모양.
이날의 깜짝파티는 김과장이 파티전문업체 ‘파티조아’에 의뢰해 마련한 자리였다. 잡지를 보다 우연찮게 ‘베이비샤워파티’란 걸 알게 된 김씨는 서대리를 떠올리며 ‘옳다구나’ 했다. 베이비샤워란 임신 7~8개월된 임산부와 아기를 축복해주기 위해 주변인들이 아기선물을 샤워 물줄기처럼 쏟아준다는 뜻.
“저도 이미 출산을 해봐서 알지만, 직장여성의 임신이 마냥 축복받진 못하잖아요. 동료들이 일을 배려해주면 해주는 대로, 또 안 해주면 안 해주는 대로 서로가 부담스러워지죠. 안 그래도 8개월째면 출산 불안감과 무거워진 몸만으로도 힘들 텐데….”
임신 초기엔 신기해하는 주변인들의 축하인사에 들뜬 기분이지만, 그것도 3개월뿐. 어느덧 모두가 부른 배에 익숙해지는 순간, 임산부는 소외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외국엔 이미 ‘베이비샤워파티’가 보편화되어 있다. 지친 임산부에게 활력도 주고, 아기용품 선물로 경제적인 부담도 덜어준다.
더구나 서대리는 김과장에게 보통 동료가 아니다. IT 업계의 특성상 김씨는 지난 5년 동안 3번 정도 직장을 옮겼는데, 무슨 인연인지 그때마다 둘은 같은 직장에서 마주치게 됐다. “제가 이 집 연애사까지 다 꿰고 있잖아요. 서대리는 대학때부터 남편한테 콕 찍혀서 발목 붙잡힌 거래요. 호호~.”
김씨가 장미화환을 머리에 씌워주자 서대리는 “이런 건 외국영화에서나 보는 건줄 알았다”며 어쩔줄 몰라했다. 서대리가 기뻐하니 덩달아 신이난 동료들. 자신들이 준 선물을 뜯어보라며 보챈다. 아이를 예쁜 짱구머리로 키우라는 토끼모양의 푹신한 베개, 하늘색 꽃무늬의 귀여운 베냇저고리, 귀여운 딸랑이 장난감. 직장후배인 채성현씨(28)는 서대리가 임신 중 화장도 잘 못하고 다니는 게 늘 안쓰러웠다며 립스틱을 선물했다.
선물증정식이 끝나자 동료들은 서로 먼저 서대리와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으려 순서를 다퉜다. 서대리는 “아이가 태어나면 이날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우리를 축복해줬단다’라고 자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백일잔치, 돌잔치, 때마다 파티는 줄줄이지만 정작 임산부가 주인공인 파티는 없었다. 주변에 곧 출산을 앞둔 동료나 친구가 있다면 김과장처럼 깜짝 파티를 열어주는 것은 어떨까. 파티업체에 의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직접 준비한 간단한 음식과 풍선 몇개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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