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맛내는 보람 뛰는 즐거움 “난 달리는 요리사” [여의도 ‘63시티’ 조리사 오상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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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4.27 08:53:38
  • 조회: 540
상쾌한 강변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출근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집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해 1시간 만에 도착한 여의도 ‘63시티’ 메인주방. 조리사 오상효씨(35)는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복장을 갖춰 입는다. 행복한 일터.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손님들이 맛있게 즐길 때 가장 즐겁다.
몇년 사이 또 한가지 즐거움이 생겼다. 한걸음 한걸음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는 마라톤에 푹 빠졌다. 덕분에 ‘달리는 요리사’란 별명이 붙었다. 풀코스 최고 기록은 2시간54분. 이번 경향신문 서울마라톤대회에선 2시간40분대에 도전할 생각이다. 뛰는 이유. 지난 4년간 암과 싸우는 동안 마라토너가 됐다.

암은 갑작스레 찾아왔다. 평소 건강체질이라고 자부했던 터라 충격이 더욱 컸다. 2001년 속쓰림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다. 위암 3기 진단이 내려졌다. 아내, 어린 아들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최고 요리사’의 꿈을 키워가던 때 청천벽력이었다. 건장하던 몸이 12㎏이나 줄며 볼품 없어졌고 힘있던 굵은 머리카락은 모두 빠졌다.

“수술 받고 투병하는 6개월간은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죠. 희망도 용기도 점점 사라져갔어요. 허망하고 억울했죠. 차분히 걸으며 인생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자주 갖게 됐어요. 그러다 조금 걸음을 빨리 했고 다음엔 달리기 시작했죠. 뛰다보니까 다리에 힘이 붙고 살아야겠다는 의지도 생기더군요.”

암 진단을 받기 전에도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냥 취미 수준이었다. 병과 싸워 이겨야겠다는 절박함이 생기면서 있는 힘껏 달리게 됐다. 어린 시절의 꿈도 생각났다. ‘땅끝마을’ 해남이 고향으로 성진초등학교 시절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무릎부상으로 선수생활을 포기하고 고등학교 때 일찍 조리사로 진로를 잡았다.
“몸이 회복된 후에는 하루 20㎞씩 달렸어요. 아내는 물론이고 주위의 걱정이 컸죠. 하지만 뛰면 뛸수록 자신감도 생기고 건강을 되찾는 느낌입니다.”

지난해는 서울국제요리대회에 출전했다. 국내외 유명 호텔의 내로라는 요리사들이 솜씨를 겨뤘다.
출전자들끼리는 대회를 앞두고 ‘차라리 달리는 자동차에 손을 갖다대고 싶다’고 고백할 정도로 피말리는 준비과정을 거쳤다. 2개월간 새벽 출퇴근을 반복하며 준비했다. 최종 골인점을 향해 달리듯 이 악물고 준비해 마침내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요즘도 비타민제와 1주일에 3회씩 주사를 맞으며 투병한다. 완치로 마음을 놓으려면 아직도 11개월 남았다. 수술 후 5년이 무사히 지나야 한다. 출근길 달리기도 1년 이상 계속하고 있다. 지난 겨울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혹한에서도 하루를 거르지 않았다.
오는 24일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제5회 경향신문 서울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한다. 언제나 그랬듯 골인점에는 아내와 아들이 나와 있을 것이다. 뛰면서 자신과 같이 투병하고 있거나 인생의 고비에서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고 있어 기쁘다.

“암도, 마라톤도, 인생도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다시 희망을 열어주죠.”
아직 아내의 반대가 심하지만 언젠가는 100㎞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최고의 요리사 꿈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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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05.04.27 17: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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