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이희아양 등 장애우 130명 ‘통일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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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4.19 08:53:29
  • 조회: 543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22),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19)를 비롯한 지체·시각·발달 장애인 130명, LG전자, 신한은행 등 자원봉사자 등 총 450여명이 ‘장애인의 날’(20일)을 기념해 ‘금강산 통일기행’(주최 사단법인 ‘지우다우-지금 우리가 다음 우리를’)에 나섰다. 대형버스 15대에 나눠 탄 이들은 11일 오전 8시 서울을 출발,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오후 3시쯤에 장전항 북쪽 출입사무소에 도착했다.



“어!어!어! 다리가 와 기럭케 됐시오?” 북측 세관원이 당황한 표정이다. 손가락이 좌우 두 개씩밖에 없고 허벅지 밑 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기형 1급’ 장애인인 이희아양(복지대학 1학년)을 보고 놀란 모양이다. 희아양은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며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북측 세관원은 얼른 얼른 통과하라는 손짓과 함께 “잘 보고 가시라요!”라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희아양의 휠체어는 그렇게 경계없이 경계를 넘었다.



장전항의 바람은 소문대로 차고 매서웠다. 장전항에서 온정리까지 4㎞ 도보행진. 참가자들은 서로를 밀어주고 끌어주며 4㎞ 거리를 함께 행진했다. 발달장애 2급인 김영철군(18)은 “다음에는 북한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북한 전역을 구경하고 싶다”며 “하루빨리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북 둘째날, 금강산 등반. 온정리를 출발, 구룡연까지 4.3㎞ 코스. 신일섭씨는 “아들 승철이(뇌성마비 1급)에게 금강산을 밟게 하고 싶다”며 휠체어에서 내리게 했다. LG전자 자원봉사단의 부축을 받으며 승철이는 앙지대를 지나 삼록수까지 약 2㎞ 구간을 등반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희아양은 “케이블카를 타고 설악산에 올라 본 적은 있지만, 오늘처럼 두 발로 산길을 걸어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감격했다.



앞을 전혀 못보는 장남식씨(22·시각장애1급 한세대 음악학부)는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금강산의 모든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이 청아한 느낌을 곡으로 쓰고 싶다”며 바위에 걸터앉아 일어설 줄 몰랐다. “한 곳에 그렇게 오래 앉아 있으면 저기 코끼리 바위처럼 굳어진다”는 북쪽 해설원의 말에 퍼뜩 정신이 깬 장씨는 자원봉사자 김종환씨(신한은행)의 손을 잡고 구룡폭포가 있는 관폭정까지 강행군을 계속했다. ‘말아톤’의 형진이는 “금강산에 온 김에 평양까지 달리고 싶다”면서 “금강산 좋아!”를 연발했다.



신한은행 자원봉사자 김종환씨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자기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가능성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장애인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답고 따뜻한 동행’은 금강산의 잔설(殘雪)을 녹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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