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장애인이 편안해야 좋은 사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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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4.19 08:51:35
  • 조회: 485
[복지용 특징車 시장 독주 … 창림정공 박성권 사장]



용접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멀쩡한 버스 옆구리에 구멍을 내고 문을 새로 만드는 중이다. 그 문에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했다. 줄지어 서 있는 대형 버스들은 하나같이 복지시설 차량이다.

도로에서 이렇게 생긴 버스를 만났을 때 창림정공 박성권 사장(48)의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없다. 뿐만 아니다. 기존 시내버스보다 바닥이 낮은 저상버스, 일반 승합차보다 지붕이 높은 노란색 장애인 콜택시도 창림정공에서 만들고 있다. 휠체어 리프트 차량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버스 아이디어는 박사장의 개인적인 불행에서 비롯됐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한동안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했어요. 재활치료하러 병원에 다니는데 지하철 한번 타는 것도 쉽지 않더군요.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깨달았습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내가 한번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때마침 한 대기업이 장애인 이동 장비를 대량 구매한 뒤 복지시설에 기탁하는 사회 공헌활동을 벌였다. 그 기업은 국산이 없어 장비를 수입할 계획이었다. 박사장은 이때다 싶었다. 완제품을 만들 테니까 맡겨만 달라고 했다.



휴일을 반납하고 직원 10여명이 개발에 매달렸다. 박사장이 직접 해외 전시회를 둘러보고 호주나 독일 등 복지 선진국의 회사를 방문해 정보를 수집했다. 1995년, 국내 최초로 차량용 휠체어 리프트 생산에 성공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림정공 문패로 창업한 지 1년 만의 일이다.

첫 과제를 무사히 완수한 창림정공 가족들은 신바람났다. 97년 일본의 한 기업과 합작해 이동 목욕차를 만들었다. 이듬해엔 국책 프로젝트에 참여해 포항공대와 공동으로 장애인 자가운전용 특수장치를 개발했다.

“서울 시내에 저상버스 돌아다니는 것 보셨을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외출하는 장애인이 몇이나 된다고 한대에 2억원짜리 버스로 교체하냐’고. 그런데 저상버스 타보니 어떻던가요? 타고 내리기 한결 편해졌죠? 장애인에게 편한 시설이라면 비장애인에겐 훨씬 더 편리해요.”



건물 계단 옆에 만들어 놓은 휠체어용 램프(경사 도로)도 마찬가지다. 계단 대신 램프로 다니는 비장애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애초부터 장애인들에게 ‘시혜’를 베풀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라면 모두가 살기 좋아진다는 것. 이게 박사장의 철학이다.

회사 문을 연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복지용 특장차 시장에서 창림정공의 독주 체제는 깨질 줄 모르고 있다. 독점이면 돈을 많이 벌어 좋을 것도 같은데 박사장 생각은 다르다. “경쟁자가 있어야 서로 자극을 주면서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야 장애인들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죠.”

복지 선진국의 수준에 비하면 자신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박사장. 중국 출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의 뒷모습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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