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한번 붙어보자고요! [부부 혼성 축구팀 ‘늘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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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2.24 10:07:05
  • 조회: 448
“여보, 또 어디 가!”

모처럼의 휴일. 오랜만에 아이들과 놀아주려나 했는데 남편은 눈 뜨자마자 슬금슬금 축구화부터 신는다. “으이그, 저놈의 축구라면 이가 갈려, 이가!” 뒤통수에 꽂히는 따가운 외침에도 남편은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능가하는 ‘군대스리가(군대’s League)’ 출신의 70만 조기축구회 회원을 남편으로 둔 부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풍경이다.

이런 일이 매주 반복되다보면 아내들도 오기가 발동하게 마련. “그 좋다는 축구 어디 같이 좀 해봅시다. 운동장은 남자만 쓰란 법 있어?” 부부혼성축구단 ‘늘다모’는 이렇게 탄생했다.



회원은 김재달·조은애, 김유식·이정분, 강신조·이점순, 금병국·고길미, 유완식·김병란, 조쌍제·김공숙씨 등 모두 6쌍의 부부. 조기축구회로 친해진 6명의 남성들이 가볍게 가족동반 모임을 가졌고, 그 자리에서 부인들이 곧바로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벌써 2년 전 일이다.

“남편이 보수적이라 처음엔 ‘축구는 여자가 하는 운동이 아니라’고 핀잔하더군요. 난 내 취미생활 즐길테니 넌 가정을 지키라나? 대표팀 선수 누가 어디 아픈 건 다 꿰면서 정작 아내 아픈 건 모르는 남자가 말이에요.” 고길미씨(36)가 그간의 불만을 한보따리 풀어놓는다.

남편들은 신기해하면서도 좀 저러다 제 풀에 지치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어럽쇼!’ 그게 아니었다. “업사이드가 뭐야? 수비는 어떻게 해야 하지?” 6명의 아내들은 귀찮을 정도로 물어왔다.

이들의 실전 연습상대는 초등학교 축구부 아이들. 이정분씨(44)는 그때를 떠올리며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운동장에서 공차는 아이들을 꼬셨죠. 학원 끝나면 저녁 7시에 운동장에 다시 와라. 아줌마들하고 축구해주면 컵라면이랑 과자랑 맛있는 거 다 사주겠다고 유혹했더니 바로 넘어오대요. 호호….”



남편들은 저녁마다 공차러 가는 아내들이 슬그머니 궁금해졌다. 하나둘 아내들의 연습시간에 맞춰 운동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잖아. 이렇게 차야지….” 다들 코치가 된 심정.

그렇게 한달여를 뛰었다. 성산초등학교 학생들과 ‘컵라면’ 내기 축구시합을 벌인 결과 5-3으로 늘다모의 우승! 발톱이 빠지는 투혼을 발휘한 고길미씨가 해트트릭의 쾌거를 올렸고, 이점순씨(44)의 남편 강신조씨(44)가 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옆에서 응원전을 펼친 늘다모의 초등학생, 중학생 자녀 회원들도 서로 얼싸안고 첫 승리를 자축했다.

그리고 대망의 데뷔시합 날짜가 잡혔다. 상대는 마포여성축구단. 본격적인 첫 성인전 데뷔무대였다. 마포구청 공무원인 늘다모 김재달씨(47)와 유완식씨(37)는 마포여성축구단 소속으로 뛰어야 했다. 그날만은 부인 조은애(46), 김병란(34)씨와 라이벌이 된 셈이다.

“남편이라고 봐주기 없어.” 늘다모 회원들은 조씨와 김씨에게 농담아닌 농담을 건넨다. 늘다모의 골키퍼는 이점순씨. 초등학교 6학년인 딸 샛별양까지 학교 축구부 선수로 등록시킬 만큼 축구열정이 남다른 어머니다. 그리고 아슬아슬 치열한 접전 끝에 결국 5-4로 늘다모가 승리했다.

“실력 많이 늘었네. 그런데 뭘 그렇게 살벌하게 뛰어. 살살 좀 하지.” 김씨와 유씨는 아내가 대견하면서도 패배한 게 분해 돌아오는 길에 아내를 닦달했다. 다음달 열릴 2차전 시합에서 설욕전을 벌이겠다며 단단히 벼르는 중이다.



얼마전엔 늘다모에 경사스러운 소식도 생겼다. 결혼한 지 몇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없어 애태우던 유완식씨 부부가 드디어 아이를 낳은 것. 이들 부부는 늘다모가 만들어준 아이라고 생각한단다. 출산 하루 전날에도 늘다모 모임을 위해 운동장에 나왔을 정도다. “예전엔 남편이 축구하러 가면 혼자 집에 축 늘어져 있었는데, 이렇게 다른 가족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다보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 아이가 생긴 것 같다”는 김병란씨. 딸아이 이름을 늘다모의 ‘다모’로 지을까도 심각히 고려해봤다는데. 이제 막 백일이 지난 아이가 빨리 크기만을 기다린다. 늘다모 연습에 데리고 나가려고.

“생활체육도 이제 남성중심이 아닌 가족중심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조기축구 시합엔 왜 가족 응원상이 없나요? 대표팀만 응원하란 법 없잖아요. 가족 릴레이나 노래자랑 같은 코너도 만들면 여성과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쉽게 어울릴 수 있을텐데….” 이들의 바람이다.

이제 이들의 남은 목표는 혼성부부 축구팀끼리 시합을 해보는 것. “혹시 다른 혼성팀이 있나 찾아봤는데 아직 못 찾았어요. 부부축구팀끼리 시합하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김공숙씨(35)가 아쉬움을 나타낸다. “혹시 부부축구팀 어디 없나요? 여기 팀워크 최강인 ‘늘다모’가 있습니다.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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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인수 05.06.26 18:20:48
    안녕하세요 관악구청 주택과 재건축계장 최인수입니다 하모니 축구단에 자문위원으로 클럽 가입하게 하여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6월 25일 상암 잔디구장에서 첫게임을 하고 저녁 식사도 못하고 일찍 간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숙직때문에 어쩔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합니다 유완식회원 첫 아이 출생을 축하합니다 저의 주소는 강남구 논현동 97-2호 한미연립 204호 사무실 02-880-3852 휴대폰 017-236-3661하모니 축구 클럽 영원하리라 하모니 화이팅!!!!
  • 최인수 05.06.26 20:02:04
    제목을 뉴스 기사 읽기 보다는 부부 혼성축구단 또는 축구를 사랑하는 부부들.. 등등 좋은 제목들이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지난주 토요일의 행사 또는 경기일정 등 향후 미래 지향적인 좋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우리 하모니 축구단의 발전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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