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앙금씻고 마음 건강하게 자라다오” [광명보육원서 사물놀이 봉사 장현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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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1.14 10:36:27
  • 조회: 675
장현숙씨는 사물놀이를 통해 달라진 아이들을 볼 때마다 기운이 난다. 작은 안도감도 느낀다. 다른 사람은커녕 자신에게도 관심없던 아이들이 자아를 발견하고 애정을 갖기 시작한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무관심한 태도나 거친 행동도 많이 바뀌었다.

장씨는 방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김덕수 사물놀이패 연수를 다녀오기도 한다. 비용은 장씨 주위의 사람들이 지원해주고 있다. 아이들 사물놀이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작은 네트워크가 마련돼 있는 것이다.

그는 1978년부터 ‘생명의 전화’ 자원봉사 상담원으로 활동하면서 신경정신과 전문의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등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도움 주는 방법이 무엇일까 나름대로 노력해왔다. 강원도 횡성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할 당시 불우한 가정 때문에 마음 고생하고 방황하는 아이들도 지켜봤다. 상담 자원봉사는 이때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에서 시작했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순수한 마음만큼이나 상처 받기도 쉬워요. 요즘 보육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은 부모가 생존해 있는 상태에서 맡겨진 경우가 많다고 해요. 예전에 전쟁 고아나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잃은 후 오게 된 아이들과는 상황이 다르죠. 막연한 그리움이 아니라 엄마,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마음 깊은 곳에 앙금이 있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가정으로 돌아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보육원으로 되돌아오거나 부모와 연락을 끊는 아이들도 있다. 장씨는 시설 아동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달리 복지 시스템이 나아지면서 시설의 의식주는 크게 모자람이 없는 게 사실이다. 단순히 먹고 입을 것을 챙겨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같이 참여하는 게 절실하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시설거주 아동·청소년의 생활실태’ 조사연구에 따르면 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일반 가정이나 빈곤층 아이들에 비해 우울증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가족아카데미아가 수도권 일대 12개 보육원 아이들을 조사한 결과 충동성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우울증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를 맡은 한국성서대학교 최선희 교수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빈곤층 가운데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아동·청소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빈곤층에서도 더 밀려나 가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 상태에서 보내졌기 때문이다.

최교수는 “아이들이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 때”라면서 “문화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족아카데미아 이동원 원장은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이미 나서 자라고 있는 시설 등의 아이들을 어떻게 잘 보살피고 키울 것인지 고민하고 투자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설 아동들이 빈곤층이나 일반 가정 아이들보다 하루 세끼 식사를 더 잘 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신장과 체중은 또래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면서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으로 자란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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