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총각사장님 삼총사의 올인 [동업의 길 걷는 ‘산봉’의 30대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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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5.01.07 15:26:18
  • 조회: 611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인생의 쓴맛’을 본 그들은 정수원 사장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같이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아는 사람으로, 친구로 지내던 사이였다.



#서로 의지하며 자리잡다

정수원 사장은 중식당 오픈 무렵, 식당 직원을 통해 안재만 사장을 알게 됐다. 중식당 홍보 자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안사장은 당시 신라호텔에 근무했다. “아는 사람 통해 도왔던 건데 만나다보니 사람도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 안사장의 고백. 사심없이 도왔지만 중식당은 잘 되지 않았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는 홍보를 많이 해봤자 아무 소용 없음을 깨달았다. 홍보가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성재 사장과 정수원 사장은 알고 지내던 형·동생이었다. 함사장은 후배를 통해 정사장을 알게 됐고 간간이 정사장의 식당에서 술을 마시는 정도였다. 원래 함사장은 스포츠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가 2002년 7월. 쉬는 도중 정수원 사장과 부산에 여행을 다녀오게 됐다.

여행 과정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함사장은 정수원 사장이 가업인 냉면집에 갖고 있는 열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정사장의 어머니는 80년대 그랜드백화점의 맛있는 냉면집으로 유명한 ‘산봉냉면’을 운영했는데, 마케팅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함사장에게는 음식점 마케팅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정수원 사장은 함성재 사장이 산봉냉면을 먹고 나서 “5,000원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한 말을 듣고 그와 동업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눌 수 있는 일이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다 뒤로 미루고 시작할 수 있었다”고 함사장은 말했다.

마침 함사장의 유학 출국 일정이 미뤄지면서 정수원·안재만·함성재 세 사람은 음식점에 대한 아이디어 미팅을 계속했다. 이야기는 커지고 커져, 가업을 일으킬 수 있는 재창업 포부와 세계화 목표까지 이어졌다.

2002년 10월부터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에 제2의 ‘산봉냉면’ 개점 작업에 들어갔고 2003년 1월 드디어 세 사람의 공동작품이 탄생했다. 이어 산봉화로구이 지점을 서울 압구정·대치동·강남역점 등으로 확대했다.

지금은 지역에서 인기있는 음식점으로 자리잡았지만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압구정점은 문 열자마자 광우병 파동으로 손님의 발길이 끊겼다. 텅 빈 매장에 종업원만 줄지어 서있는 상황이 세달째 이어졌다. 쇠고기만 팔았던 터라 충격은 더욱 컸다.

“매일 적자가 났다. 화로구이 첫 지점이라 규모를 크게 냈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점점 커졌다. 정수원 사장의 전 가게는 수입이 좋았다. 새로 시작한 가게가 안 되니 심적 부담도 컸다. 거의 미칠 지경이었다.”

한동안 서로 어쩔줄 몰라했지만 셋이 같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됐다. 굴하지 않고 계속 홍보를 했고, 돼지고기 메뉴를 추가했다. 손님이 늘어날 때를 대비해 직원을 줄이지 않고 버텼다. 세 가지 노력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면서 매장의 매출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세 사장은 모이면 항상 얘기한다. “우리가 광우병을 이겼다”고.



#일하는 재미에 ‘올인’

세 사장은 소유와 경영을 같이한다. 비중은 다르지만 각 지점별로 각자 지분을 갖고 있다. 공동투자가 원칙이다.

운영도 역할이 나뉘어 있다. 정수원 사장은 의견을 취합하고 큰 결정을 내린다. 안재만 사장은 경력을 살려, 점포 홍보를 중점적으로 맡는다. 함성재 사장은 마케팅 경험으로 매장 관리, 돈 관리 등 실무를 책임진다.

정수원 사장은 “두 사장의 전문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 실력을 살려, 사업이 순조롭게 잘됐다. 홍보와 마케팅은 두 사장에게 알아서 하라고 맡긴다. 내가 할 수 없고,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나는 결정짓는 역할 정도만 한다”고 밝혔다.

사업에서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동업자들끼리 갈등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세 사장은 하고 싶은 말을 그 자리에서 한다. 안재만 사장은 “동업은 조율이 관건이다. 쌓인 것을 오래 두면 꼭 피를 본다. 내가 당해봤다. 우리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말하고 뒤끝이 없어 좋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 모두 술을 잘 마시고 운동하는 것을 좋아한다. 쌓인 것이 있으면 밤새 술마시며 푼다. 헬스, 아이스하키 등 운동도 같이 즐긴다. 일부터 여가까지 같이 어울리며 바쁘게 살다보니 세 사장 모두 미혼이다. “결혼할 틈이 없었다.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장에 매달려 있다보니 잠 잘 시간도 모자란다”고.

매장이 자리잡은 만큼 이제는 한숨 쉬어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이들은 여전히 다음 사업 구상으로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최근에는 회전초밥 전문점도 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식당 몇 개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즐겁다. 좋아하는 일 할 수 있고, 좋은 사람이 옆에 있다. 친구끼리 서로 협력해서 좋은 결과까지 나눌 수 있어 좋다.” 일에 ‘올인’한 세 남성들은 동업예찬론을 펼치며 하루빨리 경제불황이 물러가기를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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