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무조건 안된다”는 부모에게 금기가 곧 ‘금기’다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2.23 11:37:07
  • 조회: 627
[손수건 위의 꽃밭 / 야와 나오코 글 / 문학동네]



어린 시절에도 하지 말라는 것은 얼마나 더 하고 싶던지. 나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성서와 신화, 동화 속의 많은 주인공들이 저마다 금기를 깨서 화를 자초한다. 그걸 보는 우리는 ‘왜 이 사람 괜한 호기심으로 일을 망치는 거지?’라고 답답해 한다. 그럼에도 금기를 깨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손수건 위에 국화를 심어 거기서 난 꽃으로 국화주를 담그는 소인들이 있다. 그들은 호리병 속에 사는 술 만드는 요정들. 집배원 요시오는 우연한 기회에 이 요정들이 들어있는 호리병을 갖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술을 빚는 이 호리병의 원래 주인은 요시오에게 두 가지 당부를 하며 호리병을 맡긴다. 다른 사람들에게 술 만드는 광경을 보여주지 말 것. 그리고 술을 팔아 돈을 벌지 말 것. 그 당부는 잘 지켜질 것 같았지만 요시오가 결혼을 하고 부인 에미코가 소인들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하나 하나 깨진다. 아마 이쯤에서 벌써 우리의 마음엔 불안감과 함께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호기심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그저 좋은 마음으로 국화주를 이웃들에게도 나누어 주던 에미코. 그런데 음식점 주인이 거금을 줄 테니 자신의 가게에 술을 팔아달라는 제의를 하자 슬그머니 욕심이 고개를 든다. 결국 이 두 부부는 금기를 깨는 선택을 한다. 자, 그럼 그들은 어떻게 됐을까. 금기 이야기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돌아올 수 없는 치명적 결과를 얻게 되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은 조금 다르다는 것이 힌트.

하지 말라는 일엔 항상 더 끌렸던 어린이들. 이 책을 읽고 나면 하지 말라는 일을 하게 되어도 속이 그리 후련한 것만은 아니란 걸 알 것이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