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굿바이, my dog [애완견 장의사 임성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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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2.16 09:57:13
  • 조회: 454
“사람이 죽었을 때는 이해관계가 생긴다. 부모나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조차 남은 사람이 어떻게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외적으로 사람들 눈치도 봐야 한다. 강아지에 대해서는 그런 것이 없다. 죽어서 슬플 뿐이다. 그래서 더 많이 슬퍼하고 그 슬픔을 크게 표현한다.”

죽음을 접하면 많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복잡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고 사는 것에 대해, 사람에 대해 평소 해보지 않았던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죽음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된다. 애완견 장의사 임성민씨(39)는 강아지의 죽음을 통해 세상을 본다.



애완동물 장례업체인 강아지천국(www.kangaji.net)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예전에는 집에서 키우던 개가 죽으면 땅에 묻거나 먹었지만 이제는 가족으로 보고 죽은 후 예를 갖춰주고 싶어 한다”며 “그래서 애완견 장의사라는 직업도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강아지를 자식처럼 키우거나, 친구 이상의 위로를 애완견에서 받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이다.

“주인이 강아지를 괴롭힌다고 해서 법적으로 걸리지 않는다. 주인은 강아지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다. 또 강아지는 경제적으로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소비만 할 뿐이다. 그런데도 강아지가 죽으면 슬퍼한다. 죽은 후에도 돈을 들여 장례를 치러주는 것을 보면 순수한 슬픔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애완견 장례업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이다.

애완견 장의사란 직업은 그래서 슬픔을 위로해줄 수 있는 깊은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이 임씨의 생각이다. 애완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애정을 갖고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서비스 정신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씨는 “애완견을 좋아한다고 해서 스스로 장례까지 하는 사람은 없다. 개를 길렀던 사람도 막상 개가 죽으면 외면한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며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챙겨주고 이끌어주는 서비스업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화장업체에서는 단순히 애완견의 사체만 화장하지만 그는 마음을 담으려고 애쓴다.

개들도 가끔 사고사를 당해 죽는다. 자동차에 치이거나 큰 개한테 물려 죽으면 몸에 큰 상처가 생긴다. 이런 애완견의 장례의뢰가 들어오면 그는 수술용 바늘로 꿰매서 사체를 최대한 깨끗한 상태로 복원해놓고 장례를 치른다. “화장은 돈 받고 사체를 태워주는 것이고,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 제반 의식을 챙겨주고 이끌어주는 서비스업”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화장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장례의 장을 마련해주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깔려 있다.



임씨는 처음엔 인터넷 납골묘 사업을 했다. 정부에서도 무덤보다는 납골당 안치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처음에는 사업이 잘됐다. 그러나 사업체가 늘어나 수익성이 나빠졌고, 납골묘 사업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것도 알게 됐다. 묘지 관련 문제는 집안의 어른들이 결정하기 때문에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결정하는 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애완견 장례업에 관심을 돌리게 된 그는 “장례업을 하려면 장례 전문가가 돼야 한다. 태워서 돈벌겠다는 개념으로는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현재 동국대에서 장례문화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것도 이같은 생각 때문이다. ‘기타 장례와 시대적 패러다임’이란 주제로 논문을 준비 중이다. 과거 사람이 죽었을 때 키우던 애완동물도 같이 묻었던 순장의 역사, 애완견 화장·장례문화가 발달한 일본 등 외국사례를 모아 애완동물 장례에 대한 시대적 가치관의 변화를 찾아보는 것이 목표다. 임성민씨는 “애완견을 제대로 키우는 문화가 정착되면 애완동물도 가족으로 여기는 가치관도 널리 퍼져 애완견 장례를 치러주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며 애완견 장례 대행업체를 체인점으로 구성하는 등 사업적으로도 정착시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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