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여성보다 아름다운 소년[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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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1.18 14:25:33
  • 조회: 725
보이(BOY) / 저메인 그리어 / 새물결

저자는 남자의 인생을 가장 단순하게 구분하는 것은 셋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수염이 없는 소년, 수염이 난 성인남자, 긴 수염의 노인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중 소년의 아름다움에 천착한다. 매끄러운 볼, 맑은 눈, 털이 없는 소년의 몸은 여성의 그것보다 훨씬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미(美)의 이상으로 여성의 누드가 규범화된 것은 19세기에 들어서였다고 주장한다.

19세기 이전 미술 거장들은 소년들을 모델로 벌거벗은 여성을 표현했다. 하지만 19세기 미술계에 자본주의가 도입된 뒤 남성보다 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이 더 선호됐다. 저자는 그제서야 ‘진짜’ 여성의 몸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사랑의 신’ 큐피드에 대한 저자의 해석도 흥미롭다. 큐피드가 소년인 이유는 “성인 남자보다 성적으로 활동적이며, 발기가 잘되고, 정자가 많이 많들어져 사정을 더 자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밑그림에 기초한 1819년작 프레스코화 도안이 이를 방증한다. 이 그림은 욕정에 찬 큐피드가 어머니 비너스에게 키스하려는 듯 다소 발칙한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18세기 대부분의 작가들은 큐피드를 여성화함으로써 성적 요소를 제거했다. 이후 보다 남성성이 거세된 큐피드의 모습은 순결한 사랑의 신으로서 작가들을 돈방석에 앉게 한다.

성적 취향은 이처럼 역사·문화의 변화에 발맞춰 뒤바뀐다. 어찌보면 남성용 향수의 상당수가 여성들에게 팔리거나 영화·TV에서 ‘미소년’들이 맹활약하는 것도 한 예이다. 책에 실린 미술 대가들의 그림과 조각, 사진 380여점은 독서 시간을 아깝지 않게 한다. 정영문·문영혜 옮김. 3만9천8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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