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따뜻한 사랑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국내유일 여성장애인 전문복지관 ‘성프란치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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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1.13 09:39:55
  • 조회: 372
아홉 살 난 선영이(가명·여)는 요즘 더듬더듬 글을 읽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을 만지고 책장을 넘기며 글자를 읽는다. 대소변 가리기 훈련도 한창이다. 예전에는 하루 아홉번쯤 실수했는데 하루 한번으로 줄었다. 선영이의 가장 큰 변화는 이제 사람과 눈맞춤한다는 것이다. 선영이는 어린 아이의 웃음도 되찾았다. 또래보다 2년 늦었지만 내년엔 초등학교에도 간다.

아이는 경계성 정신지체아로 항문폐쇄증을 갖고 태어났다. 조부모 역시 장애자였고 선영이 부모는 이혼 뒤 둘 다 행방을 감췄다. 선영이는 거의 방치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매주 월·수·금요일에 서울 구로구 가리봉1동에 자리한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익히고 글을 배우기 바쁘다.

복지관은 국내 유일한 여성장애인 전문복지관이다. 오는 12월 개관 2주년을 맞는 이곳은 선영이뿐 아니라 세상과 떨어져 살아온 수많은 여성장애인들에게 징검다리가 돼주고 있다.

가리봉1동 언덕배기에 자리한 복지관은 옛 구로공단 여성근로자숙소를 리모델링했다. 프란치스꼬수녀회는 당시 여성장애인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소외받고 가난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여성장애인 전문복지관을 세웠다. 처음에는 이웃들의 반대가 심했지만 수녀들이 집집마다 방문하며 참뜻을 전해 세울 수 있었다.



사회복지사 김한국씨는 “여성장애인은 남성과 달리 임신·출산의 어려움이 있고 사회적 편견이 더 뿌리깊다”며 “교육은커녕 집에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여성장애인 생활실태와 대책’을 조사한 결과 무학이거나 초등학교 졸업에 그친 여성장애인은 전체 중 68.5%에 이른다. 남성장애인은 41.8%이다. 낮은 교육수준은 취업에 영향을 미쳐 남성장애인은 43.5%가 취업한 반면 여성장애인은 19.5%에 그쳤다. 그나마 취업 여성장애인 중 30%는 무급으로 일해 정상적인 취업으로 보기 힘들다.

복지관은 치료 중심이 아닌 재활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출산에서부터 장례서비스까지 책임진다는 목표다.

특히 임신과 출산·육아와 관련한 서비스가 가장 두드러진다.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부부가 함께 교육받는 ‘부부클리닉’에서부터 ‘임산부건강학교’ ‘산모실 운영’ ‘도우미 파견’ 등이 마련돼 있다. 서울시 거주 저소득 중증여성장애인이라면 누구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 봄 산모실을 이용한 안현미씨는 “산후조리원에 들어갈 형편이 안 되고 몸조리할 곳이 없어 애태우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며 “돌아가신 친정어머니를 대신해 밥을 짓고 미역국을 끓여주신 분들 때문에 너무 행복했다”고 감격해했다. 안씨는 “‘저런 몸으로 어떻게 아이를 낳느냐’는 시선이 많지만 결혼과 출산은 인간으로서 한 여자로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말했다.

복지관은 성장단계를 고려해 아동과 청소년 대상의 ‘방과후 교실’ ‘가정생활훈련’ ‘계절학교’ ‘정신지체 청소년 성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한글교육’ ‘초·중등검정고시 준비’ 등은 교육기회가 없던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차밍스쿨’ ‘스포츠댄스’ 등도 인기다. 청각장애인들이 봉사자로 나서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가사를 돕는 ‘홈헬퍼’ 사업도 성공적이다. 2년 전 문을 연 복지관은 여성장애인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그들의 행복한 여정을 위해, 그들의 영원한 친구로 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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