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일이 있어 행복해요” 이석근 할아버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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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1.11 09:28:28
  • 조회: 436
서울 불암산 중턱의 숲속에서는 아이들의 탄성이 가득하다.

“우와~ 정말 냄새가 나네~ 신기해.” 한 할아버지 주변에 올망졸망 모여 있는 아이들이 내지른 것이다. 생전 처음 본 생강나무 잎사귀를 비벼 향을 맡아보니 알싸한 생강향이 퍼진다.

오늘은 원광초등학교 4학년생의 생태학습 체험일이다. 인솔자로 나선 이는 숲생태 해설가인 이석근 할아버지(72).

‘교장선생님’이던 이할아버지는 지난해부터 한달에 두세번 정도 동료 할아버지·할머니들과 함께 숲생태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다. 초등·중학교 아이들과 숲에 나가 직접 돌아다니며 생태를 설명해주는 일이다.

교실을 벗어난다는 흥분에 왁자지껄 떠들던 아이들이 어느새 초롱초롱 눈을 반짝이며 할아버지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낙엽은 왜 떨어질까? 따뜻한 여름과 달리 추운 겨울이 되면 영양분이 모자라 잎까지 나눠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나무는 가을이 되면 ‘미안하다, 잎아. 그동안 수고했어. 내년에 보자’ 하면서 가지에 있는 문을 닫아버리는 거야. 그러면 잎은 단풍으로 변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낙엽이 되는 거지.” 아이들은 할아버지 선생님이 들려주는 숲속 이야기에 마음을 뺏긴 듯하다.



이할아버지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눈높이에 맞춰가며 설명을 바꿔줘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어려운 말을 하면 아이들은 못 알아듣고 재미없어하니까. 동화처럼 설명해주면 애들이 좋아하지.”

꼬마 손님들에게 숲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나무, 벌레, 이끼, 버섯 등 숲생태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3개월 동안 받아야만 숲생태해설가로 나설 수 있다. 또 사계절의 변화와 산마다 숲이 달라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이할아버지는 함께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여러 산을 돌아다니며 연구하고 있다.

“과학고등학교에서 교장을 지내는 등 교직생활만 30여년을 했지만 초등학교 아이들과 숲 이야기를 하는 건 느낌이 또 달라. 하나하나 설명을 들어가며 고개를 끄덕이고, 눈빛을 반짝이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힘을 얻지. 또 산에 한번 오르면 허리춤에 찬 만보계에 1만보가 표시되는 것이 보통이야. 즐거움도 얻고, 건강도 얻으니 일석이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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