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말로 표현 못하는 세계를 보고 듣게 한다 [여성연출가 박정희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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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1.10 11:23:49
  • 조회: 639
‘회색의 관념을 총천연색으로 보여주는 연금술사.’

극단 풍경(風磬)의 대표인 박정희씨(46)는 자칭·타칭 관념의 세계, 특히 죽음의 문제를 천착하는 연출가다. 삶과 죽음, ‘나는 무엇인가’라는 존재의 문제를 파고들어 뭔가 덩어리째 쑥 꺼낸다. 분명히 있되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으며 해독 불가능한 침묵 같은 지점을 표현주의적 연극언어로 명증하게 드러낸다. 극단 이름처럼 떠도는 ‘바람’에 자신의 몸을 맡겨 ‘소리’로 주변을 깨운다.

박씨는 ‘하녀들’(원작 장 주네)로 “2002년 한국 연극계 최대의 수확”이란 평을 들었다. “야심만만한 전방위적 예술가 박정희는 이 극을 회화적으로, 지옥의 시로, 해방과 구원의 신호로, 죽음의 점입가경으로 빚어놓았다.” 올봄 ‘발코니’(원작 장 주네)에서는 객석을 2m 높여 관객에게 절벽 밑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의 세레나데를 생생히 경험케 했다.

지난해 박상륭 연작소설집 ‘평심’을 극화했는데 그 무대는 책이었다. ‘나’는 인류 지식의 총량으로도 규명될 수 없는, 스스로를 지움으로써 새로이 써나가는 존재임을 설파했다. ‘평심’은 일부 관객에게 ‘한국 첫 초현실주의 연극’이란 말을 들었다. 원작자는 “달리의 그림 같은 이미지들로 가득하다”고 했다.

그의 연극은 말로 표현되지 않는 세계를 특유의 색과 이미지, 그리고 소리와 배우들의 움직임으로 들려주고 보여주는 것으로 요약된다. ‘새로운 연극’을 갈망하는 관객들의 갈증에 꽃비를 내렸다. 극단 창단 후 작품 4편만으로 한국 연극계의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오솔길을 냈다. 관객에게 일상과 다른 차원의 공간을 체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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