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출판 죽이는 사람들 [북리뷰… 열정의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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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1.04 10:13:49
  • 조회: 1245
자본의 집중과 집적은 자본주의가 고도화하면서 걷게 되는 길이라고 오래 전 예견됐다. 출판에 대해서는 문화산업으로서 덜 자본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가 상존한다. 그러나 후기 자본주의에서 이러한 기대를 아직 품고 있다면, 매우 순진하다는 소리를 들을 뿐이다.

세계화란 국제적이고 약탈적인 자본주의를 배태한 미국 출판시장을 들여다 보자. 1999년 기준으로 상위 20개 출판사가 전체 매출의 93%를 차지했다. 그중 75%가 상위 10개사에 집중됐다. 다만 출판시장은 아직 포드시스템의 한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집중·집적뿐 아니라 소품종 대량생산이 일반적인 추세다. 86~96년 사이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100종 가운데 63종이 톰 클랜시, 존 그리샴 등 여섯 작가의 작품이다. 출판시장에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98년 미국 신간은 7만종이다. 얼핏 대단해 보이지만, 비슷한 양의 새 책이 영국에서 출판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심각한 다양성의 훼손이다. 영국 인구는 미국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40년대 ‘뉴욕타임스 북리뷰’ 평균발행지면은 64쪽이었다. 지금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저자는 대기업 출판사에서 30여년 일했다. 자본이 문화산업을 어떻게 장악하는지 직접 목격했다. 출판인 본연의 지사적 열정이 사라지고 마케팅만 살아남은 현실을 아프게 드러냈다. 반성문을 겸한 회고록이다. 우리 출판시장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낭만과 열정, 다양성이 퇴장하고 상업성과 획일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출판인 개개인의 존재론적 결단 외에 다른 해법이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류영훈 옮김.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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