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연극은 구원이다’… 여성연출가 류근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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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0.20 10:58:57
  • 조회: 695
연출가 류근혜씨(48)는 미술학도 출신이다. 연출가 가운데 ‘문학’ 출신은 흘러넘치지만 ‘미술’ 출신은 적어도 한국현실에서 매우 희귀하거나 아예 없다. 그래서인지 그는 공간의 색채와 분할, 작품 전체의 색깔, 희곡의 회화성 추출 등 ‘빛과 구도의 연출가’로 소문나 있다.

그런 그에게 연극은 자기 자신을 구원한 예술이다. 미술학도 출신인 류씨는 “그림은 자기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연극은 타인(배우·스태프)과의 타협”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미술은 자신을 표현하고 연극은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표현한다. 고집센 외골수 막내라는 ‘독특한 성격’을 지녔으나 연극 덕분에 시대와 자기자신을 조화시키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극이라는 사다리를 통해 골방을 나와 세상과 의사소통한 형국이다.

그런가하면 그에게 휴머니즘(인본주의)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르다. 희극은 팍팍한 일상에 삶의 활력소를, 비극은 연민·동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믿는다. 연극은 세상에 죄짓지 않고 사는 소극적 방법일 뿐 아니라 세상에 아름다움을 불어넣는 적극적인 수단인 셈이다.

세상에 대해 넉넉하게 바라보는 품성을 지녔으되 그의 연극인생 밑그림은 매우 치밀하다. 그는 상명대 미술과 재학중 연극반 ‘상명 극회’에서 활동했다. 캔버스로는 삶의 입체성을 그리는 데 한계가 느껴져 1980년 극단 광장에 입단, 82년 사르트르 원작의 ‘무덤 없는 주검’으로 데뷔했다. 지금까지 50여편을 연출했다.

그의 작품들은 희·비극을 오갔다. 그는 “어두운 작품을 끝내면 어서 털어버리고 밝은 것을 하고 싶고, 코미디를 하고나면 비극을 하고 싶어서 그랬던 듯하다”면서 “작품마다 연출 감각을 바꾸고 싶어서 그랬지만 50살 넘어서면 어느 한쪽으로 파고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데뷔 시기에 “10년간은 연출의 테크닉을 배우고, 40대 들면 인간 내면을 탐구하며, 40대 중반부터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본격적으로 하리라”고 연출인생을 설계했다. 지금 그의 나이가 40대 중후반이니 그의 본격적인 연극인생이 비로소 시작되고 있는 게 아닐까. 놀랍게도 그의 인생 스케치가 긴 호흡으로 조화롭고 아름답게 채색되고 있다.

그는 “항상 모든 작품이 내 생애 최후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어느덧 지천명의 나이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는 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젊은 영혼의 연출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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