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공연] 말없이 나누는 행복한 대화… 음악이 흐르는 석정애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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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0.19 10:26:12
  • 조회: 680
“가족들의 악기 소리가 어우러져 화성이 만들어질 때는 말로 대화하는 것과는 다른 교감이 느껴집니다. 음악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잖아요.”

경북 구미에 사는 석정애씨(41·대학강사) 집에서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끊이지 않고 흐른다. 악기로 행복을 연주하는 음악가족. 석씨와 남편 류성훈씨(43·의사), 두 딸 효연(15)·효은(12) 등 네 식구 모두가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안다.

가족 모두가 악기를 연주하게 된 중심에는 석씨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줄곧 음악을 들으며 지낸 그는 네댓가지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 초등학교 때 시작한 피아노는 경력 30년의 ‘프로급’이고 첼로는 10년이 넘었다. 바이올린과 플루트도 2~3년씩 배웠다.

그러니 두 딸이 악기를 접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효연이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효은이는 바이올린과 국악기인 장구를 연주한다. 특히 효은이는 2001년 한 콩쿠르 대회에서 바이올린으로 입상했다.



류씨는 2년 전에야 처음 악기를 잡았다. 별다른 취미생활이 없던 그가 ‘더 늦기 전에 하나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아내의 계속된 ‘요청’ 때문. 악기는 클라리넷을 골랐는데 “빨리 한 곡을 연주하는 데는 관악기가 피아노 같은 현악기보다 낫다”는 석씨의 판단에서다. 지금은 알토 색소폰에 빠져 있다. 배운 지 세달째다. 클래식 위주의 클라리넷만 입에 대다보니 다른 분위기를 내는 악기를 배워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다. 알토 색소폰은 재즈나 팝 같은 음악을 연주하기에 적합한 악기. 요즘 팝송 ‘마이 웨이’를 연습하고 있다.

가족들이 틈틈이 악기를 연주한다고 해도 네 식구가 한데 모여 ‘입’을 맞춰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류씨와 딸들이 연습할 때 석씨가 피아노나 첼로로 반주해주는 정도였다. 그래서 석씨가 생각한 것이 음악회였다.

“아마추어 연주자들은 무대에 설 일이 없습니다. 잘하건 못하건, 무대에 서보는 경험만으로도 앞으로 음악하는 데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지요.”

지난 1월3일 구미 올림픽기념관 소극장. 석씨는 알고 지내던 네 가족과 함께 ‘가족음악회’을 열었다. 류씨는 80여명의 관객 앞에서 가곡 ‘비목’을 클라리넷으로 연주했다. 간혹 ‘삐익’거리는 소리도 나왔지만 꿋꿋하게 2절까지 끝냈다. 연주를 마치자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석씨는 자신의 ‘첼로 선생님’과 앙상블을 이뤄 듀엣곡을 연주했고, 효은이는 바이올린 독주를 선보였다.

류씨는 “무대에 선다는 게 굉장히 쑥스럽고 떨렸는데 준비한 곡을 끝까지 연주했다는 사실에 뿌듯했습니다. 다시 무대에 설 때는 더 잘하고 싶은 욕구도 생기더군요”라고 말했다. 석씨 가족은 이번 성탄절에도 ‘가족음악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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