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바로 확인 못해도 기다림이 행복입니다”… 아날로그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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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0.15 13:33:23
  • 조회: 678
‘디카족’이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첨단 디지털 카메라가 일상화한 한편에 필름을 사용하는 아날로그 카메라를 찾는 이들이 있다. 수십년 전에나 유행했던 클래식카메라에서부터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토이카메라까지. 최첨단 디지털 카메라에서 느낄 수 없는 손맛과 색감을 즐긴다.

박가영 목사(28·사진 오른쪽)는 외출할 때 반드시 카메라를 들고 나간다. 요즘 유행하는 날씬한 몸체의 ‘디카’는 아니다. 손에 들린 건 투박하게 생긴 ‘하프카메라’.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아날로그 카메라다.

시작은 남들처럼 디지털 카메라였다. 더 성능이 좋은 디지털 카메라로 바꾸기를 서너 차례. 그래도 원하는 느낌의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하프카메라를 알게 됐다. 희미하지만 신비로운 느낌의 사진에 매료됐다. 두 개의 장면을 한 장의 사진에 담을 수 있는 점도 특이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하프카메라는 6개. 토이카메라 등 다른 아날로그 카메라를 합하면 30개에 이른다. 모두 서울 황학동이나 종로, 인터넷 등을 돌아다니며 산 중고품이다. 이들 중 10만원을 넘는 건 하나도 없다. 중요한 건 카메라 가격이 아니고 찍는 사람의 마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싼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행복하고 다양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5만원짜리 카메라가 1백만원짜리 카메라보다 더 정겹게 느껴지거든요.”

하프카메라뿐만 아니라 토이카메라나 다른 중고 아날로그 카메라도 구입했다. 카메라를 집에 모셔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는다. 하루 필름 한 통이 금방이다. “화질은 다른 것을 따라갈 수 없지만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상훈씨(28)는 요즈음 토이카메라의 매력에 빠져있다. 모양이 독특한 게 많은 것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하고 쉽게 쓸 수 있다는 이유다. 얼마전까지는 하프카메라를 사용했다. 현재 가지고 있는 토이카메라는 모두 9대. 화질이 뛰어나게 잘 나온 사진은 별로 없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구도로 나오는 게 재미있다. “토이카메라를 보면 이게 과연 사진이 나올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연히 좋은 사진이 나올 때도 많아요. 사진을 찍을 당시 내가 사물을 어떻게 바라봤는가를 알 수 있기도 하고요”.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나중에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긴장감이 이씨가 꼽는 아날로그 카메라의 매력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컵라면이라면 아날로그 카메라는 일반라면이라고 비유한다. “디지털 카메라가 비록 편하지만 라면 끓인 맛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했다.

박목사와 이씨 두 사람은 아날로그 카메라를 찍는 손맛에 매료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특히 아날로그 카메라는 사진찍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촬영에서부터 현상까지 하나하나의 과정을 즐길 수 있는 게 아날로그 카메라”라며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불편함과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 위험성을 감수하는 게 오히려 즐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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