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꼬마 사이버 외교관 역사는 우리가 지킨다… 어린이 반크 삼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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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10.07 11:53:34
  • 조회: 1692
김성구군(10·서울 신북초등학교 5년)은 컴퓨터를 켜면 제일 먼저 e메일을 확인한다. 요즘 네덜란드 친구와 펜팔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답장 쓸 때마다 인터넷 창에 영어사전을 띄워놓고 단어 하나하나를 확인해가며 정성을 들인다.

2~3차례 e메일이 오가면서 이름과 취미,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이미 주고받았다. 성구는 이번에는 고구려사에 대해 편지를 써보기로 했다.

김인경양(12·서울 무학초등학교 6년)은 요즘 ‘한국 홍보자료 모으기’에 재미를 붙였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역사와 유적을 찾아 정리한다. 모르고 있던 우리 역사를 스스로 공부하면서 인경이는 점점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진다.

이지명양(12·경기 연서초등학교 6년)은 펜팔하고 있는 네덜란드 동갑내기 친구 ‘아이니스’에게 e메일로 경주사진을 보내줄 생각이다. 아직 친해지기 전이라 무작정 알려주기보다는 조금씩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로 했다. 물론 아이니스도 네덜란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성구와 인경이, 지명이는 모두 어린이반크(kids.prkorea.com) 회원이다. ‘민간 사이버 외교관’을 표방하는 반크(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의 당당한 일원이다.



1999년 문을 연 반크는 2001년 7월 초등학생용 사이트를 따로 만들었다. 눈높이에 맞춰 교육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 내용이 조금 쉬울 뿐, 자격과 활동은 일반회원과 다르지 않다.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하고 평생회비 2만원을 납부하면 누구나 반크 회원이 될 수 있지만 ‘사이버 외교관’이란 이름을 아무에게나 달아주지 않는다. 한 달 동안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해야 한다. 일주일에 3번 e메일로 숙제를 받는다. 첫째 과제는 ‘한국 홍보자료 모으기’다. 문화재도 좋고, 무궁화나 사물놀이도 괜찮다. 자랑이 될 만한 것을 선정해 조사한 뒤 게시판에 보고서를 올린다. 그 뒤로도 영어로 자기소개하기, 펜팔로 한국홍보하기, 국제전문가되기(다른나라 알아보기) 등 다양한 숙제가 이어진다.

한번이라도 숙제를 빼먹으면 ‘사이버 외교관’이 될 수 없다. 내용에 성의가 없어도 마찬가지다. 매달 1일 교육과정을 시작해 월말이면 합격자를 발표한다. 떨어지면 똑같은 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일반회원은 10%, 어린이회원은 20% 정도만이 ‘최종합격통지서’를 손에 쥐게 된다.

전체 회원 1만4천여명 중 어린이회원은 400여명으로 3%가 채 못된다. 그러나 일반회원은 할 수 없는 그들만의 ‘특수임무’가 있다. 세계 각국 어린이를 상대로 한국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교과서와 홈페이지의 오류를 수정하는 것만큼, 각국의 ‘새싹’에게 바른 한국상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린이반크는 각국 초등학교와 교류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는 네덜란드 ‘데트리메(de trieme) 초등학교’의 1개 학급과 어린이회원 23명을 연결시켜 정기적으로 e메일을 주고받게 했다.

어린이반크 홈페이지에는 미주, 아시아, 유럽·호주 등 3개 권역으로 구분된 펜팔사이트가 링크돼 있다. 유해한 정보가 없고 쉽게 외국친구를 찾을 수 있다. 이곳에 영어로 간단한 자기소개와 e메일 주소를 남겨두거나 올라와 있는 주소를 보고 편지를 보내면 된다.

성구는 7월 말 가입신청한 뒤 교육과정을 무사히 마쳐 지금은 당당한 사이버외교관이다. 국제연합(UN)에 편지를 쓰고, 미국 클리블랜드 한인회 게시판에 “한민족이 똘똘 뭉쳐 세계 최고의 나라를 만들자”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경이는 지난달에 가입해 지금은 교육기간이다. “처음에는 펜팔사이트인 줄 알고 찾아왔다”며 “사이버외교관이란 말이 멋있어 부모님을 졸라 가입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영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 어렵지만 재미있다.

지명이는 활동을 시작한 지 석 달이 넘었다. 아버지가 가입을 권유했다. “지구 저편에 사는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는 것이 아직도 신기하다”면서도 “요즘은 외국인과 간단하게 채팅을 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성구와 인경이, 지명이는 “중학교에 가서도 계속 반크활동을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인경이는 “중국이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얕보는 것 같아 화가 난다”며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많이 가르쳐주겠다”고 다짐했다.

성구는 동시통역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외국에 나가 우리나라를 알리고 싶다. 지명이는 아직 결정을 못 했다. 치과의사도 되고 싶고, 수의사도 되고 싶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지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만은 잊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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