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와인과 한판 승부 해보렵니다”… 복분자주 생산하는 연수당 임익재씨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9.30 13:34:54
  • 조회: 661
지난달 25일 서울 인사동에서는 때 아닌 술잔치가 벌어졌다. 5일 동안 열리는 ‘제1회 우리 술 페스티벌’ 개막일.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탤런트 최불암씨,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작가 조정래씨 등이 주축이 된 ‘우리 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우술모)’이 전통주를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인사동 거리에 부스를 마련하고 성인이라면 누구라도 전통주를 맛볼 수 있게 했다. 전국 85개 전통주 생산업체에서 152종의 술을 선보였으니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전통주란 전통주는 거의 모두 모인 셈이었다.

150여종 가운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술은 복분자주였다. 오후 2시에 행사를 시작하는데도 불구하고 1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 “빨리 술맛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주)연수당 임익재 사장(41)은 시음용으로 가져온 술이 모자라 판매용까지 모두 꺼내놓아야 했지만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7년여의 고생이 드디어 보람을 찾는 순간이었다.



임사장이 술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 그 전에는 마시는 것만 좋아하는 평범한 술꾼이었다. 연수당 한약방을 운영하는 부친 임형문옹(74)이 가끔 집에서 담그는 술을 맛있게 마시곤 했다.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했다. 중학교 때 유도를 시작해 특기생으로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한 지난 85년 잠시 중학교에서 체육교사로 일했다. 군대를 다녀온 88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몇 년 못 가서 손을 털고 말았다.

어느날 아버지가 “집에서 담가 먹던 술을 가지고 일 한번 해봐라”라고 권유했다. 임옹은 한약방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동동주 하나를 만들어도 한약재를 섞었다. 산딸기 등 과실주도 마찬가지였다. 이 집의 술은 숙취와 두통이 없기로 이웃에 소문이 자자했다. 원래 술과 한약재는 어울리지 않는 재료이지만 아버지가 기가 막힌 제조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것이다’ 싶었다. 당장 특허신청을 내고 사업준비에 들어갔다. 집에다 술을 제조할 수 있는 간단한 설비를 갖췄다. 조선대학교 산학프로그램과 연결되면서 전문적으로 술을 공부할 수 있었다.

99년 광주 광산구 용동에 공장문을 열었다. 제일 먼저 생산한 것은 ‘녹용주’였다. ‘몸에 좋은 술이니 대박날 것’이라며 스스로 흡족해 했다. 그러나 기대는 빗나갔다. 높은 가격과 한약냄새 때문에 외면받았다. 복분자로 눈을 돌렸다. 아버지가 하던 대로 한약효능을 첨가해 발효시킬 수 있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몇 번의 실패끝에 한약냄새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 발효가 끝나기 전에 한약재를 섞는 것이 열쇠였다. 연수당 복분자주에는 17가지 한약재가 들어간다.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판로가 마땅치 않았다. 서울은 고사하고 광주에 내다 파는 것도 쉽지 않았다. 2001년 임사장은 1t 트럭에 복분자주를 가득 싣고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손에는 전화번호책을 보고 작성한 서울지역 주류도매상 명단 한 장을 들고 있었다. 물어물어 찾아가서는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서기 일쑤였다.

그러기를 몇 달째, 드디어 서울 성수동에서 도매상을 하던 정형근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직도 영동대교를 건너 성수동으로 갈 때면 그 순간의 감격이 되살아 난다”며 “비록 얼마 되지 않은 돈이었지만 몇 달만에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해 말 정씨와 전국총판계약을 맺고 본격적으로 전국에 복분자주를 팔기 시작했다.



2001년 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연수당은 빠르게 성장했다. 2002년에는 5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매출이 늘었고, 지난해에는 1백억원을 돌파했다. 토속주 시장이 커지면서 올해에는 1백50억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맨손으로 시작해 단 5년 만에 한국 복분자주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2002년 농림부가 주최한 ‘한국 전통식품 베스트5 선발대회’에서 술 부문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외국산 와인과 한판 승부를 기다린다. 임사장은 “내년에는 백화점 진열대에 프랑스산 와인과 우리 복분자주를 나란히 놓아두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려볼 생각”이라며 “이미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만큼 승산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