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뛰는게 돕는 거래요”… 마라톤 가족의 ‘기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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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9.16 11:01:37
  • 조회: 565
휴일 새벽 5시.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사는 최성순씨(42·공무원) 가족은 새벽 훈련에 나선다. 운동화 끈을 매고 양재천을 향해 달린다. 평일에는 야간 훈련도 한다. 다음달 3일 ‘결전의 날’이 바짝 다가왔다. 올해로 4년째 ‘국제평화마라톤축제’에 참가하는 ‘마라톤 가족’이다.

최씨와 아내 김향미씨(40·병원근무)는 풀코스(42.195㎞), 아들·딸 동하(10)·선영(9)은 할머니 임정순씨(67)와 함께 10㎞에 도전한다. 고기와 과일을 살 때 몇 번씩이나 계산기를 두드리는 김씨지만 요즘은 가족의 파이팅을 위해 부식비를 아끼지 않는다. 뜻있는 달리기인 만큼 가족 모두가 잘 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마라톤 참가비는 아프가니스탄 오지에 있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위한 책상이 되고, 국내 산간벽지 학교 교실을 빛나게 만드는 근사한 컴퓨터가 될 것이다.

동하와 선영이는 어릴 적부터 종종 걸음으로 부모를 따라다니며 달렸다. 지난해 10㎞를 1시간에 완주한 선영이는 “좋은 일에 쓴다니까 기분이 좋아요. 엄마·아빠와 연습하는 것도 재미있구요. 오빠랑, 할머니랑 셋이 누가 제일 잘 뛰는지 내기할 거예요”라며 즐거워했다.



“뛰다 보면 온갖 생각이 다 듭니다. 35㎞ 지점에선 ‘여기서 지면 내 인생 끝나는 거다’ 스스로 협박도 하고 북돋기도 하고 별짓 다하죠. 그런데 ‘기부’를 목적으로 뛸 때는 확실히 힘이 덜 들고 기운이 나요.”

마라톤 10년차에 접어든 최씨의 달리기 비법이다. 처음 마라톤을 시작하고 5년간은 기록 단축만 신경썼다. 그러나 뛸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바라보게 됐다.

참가비가 기부금으로 쓰이거나 ‘1m 1원 달리기’ ‘결식아동돕기’ 등 뛴 거리만큼 기부하는 대회를 찾아다니게 됐다.

달리며 봉사하자는 뜻으로 만든 ‘지구사랑달리기클럽’ 회원과 함께 뛰며 성금도 모은다. 2년 전 강원 원주시 기독교병원에서 투병 중이던 10살 난 아이를 위해 달린 적이 있다. 잘 달려 목표한 만큼 기부금을 모았지만 소년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자신을 위해 힘껏 달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조금은 위안받지 않았을까.

중요한 가족 행사로 자리잡은 ‘국제평화마라톤축제’에 는 부부뿐 아니라 자녀·할머니까지 온가족이 4번이나 참가한 대회다. 달려서 건강을 지키고, 국내외 어려운 어린이를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마라톤 대회를 20여일 앞둔 최씨 가족의 군기 반장은 할머니다. 새벽 훈련 기상 시각을 지키지 않으면 혼구멍이 난다. 임할머니는 “아들 내외, 손주들과 함께 달리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뛰면서 좋은 일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건강법이 없지요”라며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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