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세상에 단 1장, 그가치를 사랑한다… 즉석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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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8.09 09:57:02
  • 조회: 810
디지털카메라는 편리하다. 크기가 작아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꺼내 들 수 있고, 사진 찍은 즉시 바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메모리용량이 크면 사진 수백장을 한자리에서 찍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에 사진을 쉽게 올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디지털카메라는 어느새 젊은이의 생활필수품이 됐다.

반면 보통 ‘폴라로이드 카메라’라고 부르는 즉석 카메라는 훨씬 불편하다. 먼저 필름값이 비싸다. 10장들이 1통이 1만원 내외. 사진 1장을 얻는 데 드는 비용이 1,000원은 되는 셈이다. 화질 역시 일반 필름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에 비해 떨어진다. 몇분만에 바로 인화한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즉석카메라의 특장은 디지털카메라가 나온 뒤로는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한다.

가장 큰 단점은 즉석 사진은 영구 보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랍 속에 고이고이 모셔둬도 10~15년이면 색이 바랜다. 강한 빛을 받게 되면 기간이 더 줄어들고 결국 윤곽만 남게 된다. 이쯤 되면 즉석카메라를 쓸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즉석카메라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러브레터(1995년)’ ‘접속(97년)’ ‘메멘토(2000년)’ 등 국내외 영화에서 즉석카메라는 중요 소품으로 등장했다. 요즘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TV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여주인공이 항상 가지고 다니는 애장품 중 하나다. 드라마 인기와 함께 즉석카메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인터넷에서 즉석카메라 동호회(cafe.naver.com/polanara)를 운영하는 이주영씨(22·성공회대 컴퓨터공학부 4년)는 지난 4월 즉석카메라를 구입했다. 그전까지는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하는 ‘디카족’이었다. 2002년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해 어디든지 가지고 다녔다. 야외나들이는 물론이고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 앞에 나갈 때도 항상 동행했다.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찍히는 것도 좋아해 디지털카메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그런 이씨가 ‘변심’한 것은 할머니 때문이었다.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한 귀여운 손녀의 모습을 할머니는 볼 수 없었다.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모니터를 통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는 것이 할머니에겐 무리였다. 이씨는 “작은 액정을 통해 보는 것도 할머니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필름카메라처럼 한장씩 인화해서 보여드리는 것 말고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때 해결책이 떠올랐다. 몇년 전 영화 ‘메멘토’에서 본 즉석카메라였다. 번거로운 인화과정을 건너뛸 수 있고, 바로 현상한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재밌을 것 같았다.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인터넷 동호회를 찾아봤으나 마땅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스스로 동호회를 만들었다. 수집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즉석카메라’ 또는 ‘폴라로이드’란 단어가 들어있는 사이트를 몽땅 뒤졌다. 한달쯤 지나 어느 정도 정보를 얻은 뒤 손에 꼭 맞는 카메라를 구입했다.

요즘 즉석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 150여장. 절반 정도를 친구들에게 뺏겼다. 이씨는 “디카를 들이댈 때랑 즉석카메라를 들이댈 때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며 “‘세상에 단 1장뿐인 사진의 가치’를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동원리

폴라로이드사 E H 랜드 박사는 1947년 즉석카메라를 발명했다. 당시 정식명칭은 박사 이름을 따 ‘폴라로이드 랜드 카메라’였다.

원리는 간단하다. 필름 안에서 현상과 정착을 모두 끝내 버리는 것이다. 즉석사진은 일반사진보다 두껍고 뒷면을 검은색으로 처리했다.

즉석필름에 인화지와 현상액이 첨부돼 있기 때문이다. 촬영한 뒤 필름을 빼내는 과정에서 카메라의 롤러가 현상액 주머니를 터뜨려 필름막 면에 고르게 발린다. 이렇게 현상된 상(像)이 함께 들어있는 인화지에 정착되면 사진이 완성된다. 사진이 카메라에서 나온 뒤 상이 맺힐 때까지 보통 1~3분 걸린다. 액체가 들어있기 때문에 기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주의할 점은 절대 흔들어서는 안된다.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가만히 놓아두면 상이 나타난다. 심하게 흔들면 줄무늬가 생기면서 번진다. 전문가 중에는 이러한 효과를 이용해 일부러 줄무늬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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