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노래로 통하는 세상 만들어가요”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8.05 09:51:55
  • 조회: 463
◆ 어린이 합창단 ‘예쁜 아이들’

‘예쁜 아이들’은 어린이 노래패다. 창단 10년을 넘겨 역량있는 어린이 노래모임으로 자리잡았다. 1993년 창단 때 단원이 지금 대학생이 됐으니 나름의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2~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올챙이와 개구리가 없는 음악회’란 이름의 공연을 열었다. ‘예쁜 아이들’ 무대를 기본으로 동요 뮤지컬 ‘영이의 일기’ 등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영이의 일기’ 주인공 안정아양(15·서울 창북중3)은 ‘예쁜 아이들’의 고참 단원이다.

공연은 전좌석 매진이란 성황 속에 끝났다. 물론 학부모·친구 등 단원과 관계된 관객이 있었지만, 아이를 동반한 일반 관객도 적지 않았다. 통설을 깨고 ‘동요도 장사가 된다’는 점을 입증한 공연이었다.

비영리 단체로 출범, 동요로 독자적인 활동영역을 확보해 꾸준히 관객을 만났다. 국악동요를 보급하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는 ‘깬’ 음악모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원 아버지를 끌어내 ‘부자유친 중창단’을 만들었다. 동요만 부르는 국내 유일 성인 중창단이다. 이런 노력이 쌓이다 보면 공연은 저절로 성공하게 된다.



지도교사 한선혜씨(45)는 성심여대 성악과 출신으로 지속적으로 노래 레슨을 했다. 아이에게 노래를 가르치면서 그냥 기술만 전수하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 노래를 즐겁게 부르고, 노래를 통해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이 없을까. ‘예쁜 아이들’은 그렇게 시작했다. 본격적인 활동은 지난 96년부터다.

그동안 KBS TV 열린음악회를 비롯, 국악한마당 등 150회 이상 방송에 출연했다.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 콘서트홀·LG아트홀·국립극장 등 국내 유수 공연장 무대에 섰고 청와대에 초청받아 공연했다.

무대에서 ‘두꺼비’ 같은 국악동요를 많이 불렀다. 환경사랑 또한 중요한 주제다. 환경연합과 함께 지리산·시화·새만금 등지를 방문해 공연했다. 공연 내역을 보면 ‘어린이NGO’ 같다. 새만금 같은 ‘환경 현장’뿐 아니라 정신대 할머니를 돕는 무대에 섰고, 노숙자·탈북자를 위해 공연했다. 해외 한글학교 교가를 만들어주고 학교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태국·사이판 한인회에서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산교육이란 한씨의 설명이 틀린 게 아니다.



4년 전부터 새해 첫 공연을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서울시립양로원에서 열고 있다. ‘예쁜 아이들’ 아빠를 모아 중창단을 만든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노래하면서 서로 공감하고 사랑을 증폭시켜 나갈 수 있다면, 그런 사랑을 소외된 할머니들에게도 나눠 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100명가량의 어린이가 ‘예쁜 아이들’을 거쳐갔다. 단원 연령대는 초등생에서 중학생까지다. 내년에 고등학생이 되면서 노래패를 떠날 큰언니 안정아양을 비롯, “노래 부르는 게 좋고, 친구가 좋다”는 이홍지(11·서울 학동초5)·홍진표(10·안양 호원초4)·홍지영(8·"2)·한미경(10·서울 포이초4)·가승진(13·안양 평촌중1)·정지윤(12·서울 덕수초6) 등 20여명의 ‘예쁜 아이들’. 노래패 활동은 이들에게 어른이 됐을 때 두고두고 자양분이 되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청각장애 가수 에이비



가수 에이비(A.Bee·본명 박승훈·31)는 지난 6월 1집 앨범을 냈다. 기타와 하모니카가 어우러진 부드러운 노래다. 직접 작곡·연주·노래했다. 그러나 오른쪽 귀는 들리지 않는다. 귓구멍이 피부로 덮여 있다. 뚫려 있지만 들리지 않던 왼쪽은 자라면서 차츰 청각을 찾았다. 선천성 청각장애다.

“한 쪽이 고장난 이어폰을 끼고 있는 셈이죠. 스테레오로 들을 수 없으니까 어떤 곡이든 남의 2배를 들어야 해요. 느리죠. 앨범 녹음만 1년 걸렸어요. 일상 생활엔 크게 불편하지 않아요.”

작곡은 하모니카를 이용한다. 소리의 떨림을 감지해 섬세하지 못한 귀를 보완한다. 음률이 떠오르면 하모니카를 불어 음높이를 잡고 악보에 기록한다. 주머니엔 음계가 다른 하모니카 4개가 항상 꽂혀 있다.

태어날 때부터 귀가 들리지 않았다. 유난히 몸이 약한 어머니 장경자씨(1996년 작고)가 자녀 셋을 낳자마자 잃고 네번째 본 귀한 아들. 아버지 박근영씨(62)는 클럽에서 기타를 연주했다. 먹고 살기 빠듯한 형편 탓에 치료는 꿈도 못 꿨다. 아버지는 대신 아들 곁에 앉아 기도하는 마음으로 ‘비틀스’며 ‘사이먼과 가펑클’의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기적적으로 왼쪽 귀의 청각이 살아났다.



아버지 영향이었을까. 걸음마를 떼면서 기타를 만지작거리던 아들은 실로폰·리코더 같은 악기를 갖고 놀았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선 학내 밴드를 만들고 보컬을 맡았다. 강원대 생물학과에 진학한 뒤 통기타 동아리에 들어갔다. 1학년 때 라이브 카페와 클럽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베이스기타·어쿠스틱기타·키보드·하모니카를 모두 연주했다. 춘천 음악인이 결성한 밴드 ‘4M’ ‘황금감자’ 등에서 활동했다. 2002년 서울 재즈아카데미에 입학해 베이스 기타 정규과정을 끝냈다.

춘천에서 함께 활동한 이들의 권유로 앨범을 내게 됐다. 3년6개월간 준비했다. ‘어쿠스틱 음악계에 일침을 가하겠다’란 뜻으로 ‘A.Bee’라고 예명 짓고 포크와 뉴에이지를 결합한 음악을 준비했다. 그동안 써놓은 100여곡 중 6곡을 골랐다. 작곡·편곡·연주·보컬을 모두 맡았다. 가사는 춘천 문화계 ‘대부’인 소설가 이외수씨 등 춘천 문인이 써 줬다.

에이비는 “20대가 좋아하는 음악과 40대가 좋아하는 음악은 전혀 다르다”며 “단절된 세대를 잇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세대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귀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으로 더 큰 소통을 꿈꾸고 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