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빛나리’ 놀릴땐 쥐구멍이라도… 탈모인의 세상의 편견과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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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5.19 09:30:37
  • 조회: 470
대머리는 공짜 안 좋아합니다

탈모인에 대해서는 많은 얘깃거리들이 나돈다.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대머리는 공짜를 좋아한다” 등등.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찾기 힘든 얘기들이지만, 탈모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들이다.

탈모인에 대한 속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로 편견이 한층 강화되기도 한다. “주변머리가 없다” “소갈머리가 없다” ‘빛나리’와 같은 막무가내식 비아냥과 조롱도 흔하다. 이런 표현의 부당함을 지적하면 “웃자고 한 얘긴데 뭘 정색을 하고 그러냐”는 핀잔만 듣기 일쑤다. 하지만 탈모인에게 편견은 희극이 아닌 비극일 따름이다.

지난해 7월 사이버 공간에서는 탈모인들 사이에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 동호인끼리 모인 술자리에서 자신의 가발을 두 차례나 장난으로 벗겨 내던진 사람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홍모(당시 38)씨에 대한 구명운동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동정은 가지만 살인은 용서받을 수 없다”는 원칙론이 많았지만, “이성 앞에서 그런 장난을 치면 나라도 그랬을 것” “대머리 판·검사가 사건을 맡으면 형량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른다”는 등 홍씨 행동에 공감하는 탈모인도 여럿이었다. 그만큼 탈모인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인터뷰? 절대 사절합니다.

탈모로 고민하는 이는 많지만 이들에게서 취재 목적으로 직접 이야기를 듣기란 매우 힘들다. ‘대머리’라는 콤플렉스를 드러내놓고 말하기 싫은 건 다른 사람이 대머리임을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가발을 쓴다고 알려진 유명 가수 S씨 매니저도 “오락 프로그램에서 그 얘기가 나오면 한두 번 분위기상 맞장구를 쳐준 적 있지만, 형님(S씨)이 아예 그 부분(탈모)에 대해선 말 꺼내기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탈모로 고민하는 김창훈(28·가명)씨를 여러 차례 설득 끝에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김씨는 “오늘 인터뷰가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 이후로 제일 힘든 일 같다”며 탈모사실이 알려지면 지금 인턴으로 근무 중인 무역업체 취업에 혹시 영향을 미칠까, 부모가 걱정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외국에 계시던 어머니가 귀국하셨는데 만약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우실 거 같아요. 어머니는 제가 한국에서 혼자 살아 제대로 못 보살펴줘서 머리가 빠졌다고 생각하시거든요.”

김씨는 이마가 좀 넓고 보통사람보다 머리 숱이 적은 정도로 아직 탈모가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군대 있을 때부터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포 사격을 유도하는 사격지휘병이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미용실에서 “아저씨 심각하시네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보기에 괜찮다”고 말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김씨에게는 다 거짓말처럼 들린다. 사람들이 탈모를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히 ‘외모’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에게는 별난 외모로 인해 영향받을 ‘인간관계’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제가 하려는 게 무역업입니다.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일인데, 외모에서 콤플렉스를 느끼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까 봐 걱정이죠.”

탈모를 막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는 김씨에게 모발이식수술을 권했다. 비용은 350만∼500만원. 비용이 적지 않은 만큼 김씨는 탈모가 더욱 심각해지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획이다. 모발관리업체를 찾고 싶지만 인턴 신분인 그에게는 역시 비용이 부담스럽다. 대신 그는 아침마다 3분 정도씩 빗으로 머리를 두드리고 미용실에서 3만원짜리 기능성 샴푸를 사다 정성껏 머리를 감는 것으로 두피 관리를 대신한다.

“탈모는 결국 ‘마음의 병’이라고 하잖아요. 맞는 말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대머리가 많아도 부정적 인식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대머리=공짜’ 같은 편견이 지배적이니 사람들이 탈모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인식을 바꿔도 상대방 인식까지는 바꿀 수 없잖아요. 그러니 탈모를 어떻게든 피하려 애쓰는 거죠.”



대머리, 세상에 불만 있다

“대머리들에게는 인터넷이 망망대해에 뜬 구명선 같아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머리가 너무 빠져 어제 울었다’고 말해봤자 걱정은커녕 웃다가 뒤로 자빠질 거예요. 하지만 ‘대다모’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달라요. 서로의 아픔과 고민을 이해하죠.”(대다모 회원 박지훈씨)

대머리들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에 열중한다. 탈모 인구가 늘다 보니 기능성 샴푸 등 탈모 관련 상품도 여럿 나와 관련 시장만 한해 4000억원대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이들을 노린 저질 상품도 많아 대머리들은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를 돕는다. 부모 형제도 이해 못할 고민과 걱정거리도 이곳에서는 자신의 문제처럼 이해하고 위로해준다. 1998년 만들어진 ‘대머리는 다 모여라(daedamo.com)’는 국내 최대 탈모 전문 정보 사이트로 매일 수천명이 다녀가고 수십건의 경험담, 상품평 등이 올라온다. 이곳에 탈모인들이 털어놓은 그들의 속마음을 한번이라도 보면 누구라도 ‘대머리’라는 말을 입에 올릴 때마다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제 입사동기는 항상 제 머리 가지고 뭐라고 합니다. 어제는 야구장에 갔는데 뒤에서 킥킥대더군요. 야간경기인데 빛이 필요가 없다네요. 정상인들은 코미디언이 TV에서 대머리 가발 쓰고 나와 웃음의 소재로 써버리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을 못하는 거 같습니다.”(ID 사회초년생)

“여자친구가 ‘오빠, 이거 가발이야?’ 하더군요. 고민하다 ‘응’ 했죠. 한참 생각하더니 ‘뭐, 어때’라더니 내일부터 무거운 가발 벗고 삭발하라더군요. 짧은 몇초였지만 그때 그 순간이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돼 버렸네요.”(ID 지코바)

“오늘 친구 결혼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갈까 고민 고민 또 고민. 친구들이 내 머리 보고 뭐라고 그러면 ‘어떻게 하나’ 속으로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고맙게도 내 머리 가지고 얘기하는 애들은 없더군요. 그래서 피로연도 가서 그냥 미친 척하고 여자애들하고도 재미나게 놀다 왔습니다.”(ID ㅡ.ㅡ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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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머리 04.05.20 09:55:19
    저두 머리많이 빠지는중인데 아직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입니다.하지만 나이 30되어 대머리될 상상하면서 걱정 많이 하는데
    힘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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