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참나무 잎이 금방 커지니까 신기해” 꿈이 크는 뜰… 일산 예인이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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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4.24 09:26:16
  • 조회: 644
경기 일산 민마루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그림같이 예쁜 예인이네 집이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와 아빠, 삼촌과 예쁜 테리네 가족까지 함께 살고 있으니 대가족인 셈이죠.

부모님들은 예인이 때문에 생긴 집이라고 얘기하십니다. 예인이 부모님은 원래 일산 호수공원이 내려다 보이는 오피스텔에서 테리와 함께 사셨어요. 근데 예인이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면서 걱정이 된거죠. 예인이가 태어나면 좁은 집에서 테리와 함께 살 수가 없었거든요. 테리의 털이 태어날 아이의 호흡기에 좋을 리가 없었으니까요. 개를 너무나 좋아하는 엄마와 아빠는 아기와 개를 함께 키울 수 있는 집을 간절히 원했습니다.

새 집이 필요했어요. 그때 예인이 부모님은 지금의 집터와 현금 5천만원이 전부였다는군요. 집을 짓기에 넉넉한 돈은 아니었죠. 우선 방 하나와 큰 작업실이 필요했어요.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찾았죠. 그러나 적은 돈으로 예쁜 집을 지어줄 건축가를 찾기란 쉽지 않았죠. 어느날 돈보다는 집짓기를 좋아하는 건축가를 만났고 그는 “재밌겠다.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용기를 얻은 엄마와 아빠는 신이 났습니다. 건축가와 상의를 하고 설계도를 짜면서 집은 조금씩 커졌습니다.



작업실은 사랑방 별채처럼 따로 만들어졌고 살림동도 1층에서 2층으로 늘었습니다. 건축비도 마구 올라갔지요. 돈이 모자랐지만 엄마와 아빠는 많이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엄마와 아빠는 스스로를 ‘대책없는 낙관주의자’라고 부릅니다)

“집이 예쁘고 좋게 지어질테니까 괜찮아. 좋은 일이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고, 나쁜 일이 꼭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니까.”

엄마·아빠는 꿈에 그리던 집이 점점 모양새를 갖춰가는 게 기뻤습니다. 수시로 찾아와 보고 가곤 했지요. 다행스럽게도 마음 착한 건축가도 건축비보다는 엄마·아빠의 필요에 딱 맞는 집짓기를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2002년 9월 짓기 시작한 집은 그해 12월에 완성되고 예인이네 가족은 곧바로 입주했습니다. 갓 태어난 예인이가 얼마나 예뻤을까요. 예인이를 키우다보니 엄마와 아빠는 일에 집중할 수 없었어요.

“큰일 났다. 예쁜 예인이를 보고 있으면 하루가 금방 가지만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구나.”

엄마와 아빠는 고민하다가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살고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모셔왔습니다. 같이 살면 할머니·할아버지께서는 바라던 전원생활을 하면서 예인이를 맘껏 보실 수 있게 되고 엄마·아빠는 일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할머니·할아버지와 같이 살던 총각 삼촌도 함께 왔습니다.



살림동 1층엔 엄마와 아빠, 삼촌이 살고 2층엔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예인이가 삽니다. 작업동은 늘어난 건축비를 갚기 위해 당분간 임대를 줄 계획입니다. 대식구가 함께 살지만 생활은 독립적이죠. 살림동 1, 2층은 집 안에서 연결되는 계단이 없습니다. 밖으로 나가 외부계단을 이용해야만 올라갈 수 있어요. 덕분에 엄마와 아빠는 할머니·할아버지가 예인이를 봐주는 아침과 낮 동안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마당 앞에 있는 벚꽃나무 세 그루도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엄마·아빠의 작업실은 마당쪽 벽이 유리로 돼 있어 밖이 환히 내다보입니다. 낮에 작업할 때는 따뜻한 햇볕과 벚꽃을 맞으며 일합니다. 아직 뒤뚱거리며 걷는 예인이는 테리가 낳은 두 마리 새끼들과 더불어 나뭇가지를 줍고 돌을 만지작거리며 놉니다. 놀다 지쳐 막 잠들려는 예인이의 귀에 엄마와 아빠의 얘기가 들려옵니다.

“가로등도 없는데 밤이 참 환하다. 달이 밝아.” “이곳에 오고 나서 나뭇잎 자라는 과정을 쭉 지켜보게 돼 신기했어. 꽃망울, 잎사귀 솜털까지. 참나무들은 잎이 금방 커지니까 매일매일이 신기해.”

예인이는 그날 꿈을 꿨습니다. 수백 그루 벚꽃이 가득 핀 정원에서 테리와 뛰어노는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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