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중년들의 환호, 잔치는 시작됐다 공연장마다 ‘마흔을 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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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4.22 10:26:04
  • 조회: 412
40대를 노려라.

최근 40대 이후의 중년들이 적극적인 문화수용자로 부상하면서 문화기획자들의 행보가 달라지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10대와 20대들을 중심으로 소비돼왔던 대중문화 소비패턴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들어 소위 ‘4050 세대’들이 공연장으로 몰려들면서 대중문화기획자들도 ‘큰손 모시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동안 대중문화계를 지배해온 ‘10대를 잡아야 대박’이라는 설익은 공식도 무참히 깨지고 있다. 대학 졸업하고 영화관 한번 가보지 않았다는 아저씨나, 애낳고 콘서트장 근처에도 못가봤다는 아줌마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0~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추억의 빅콘서트 7080 캠퍼스밴드’ 공연. ‘샌드페블즈’ ‘건아들’ ‘옥슨80’ 등 70~8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대학 그룹사운드들이 총출동했다. 이틀 동안 열린 4회의 공연 모두 대극장 안은 중년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이번 콘서트의 폭발적 반응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2월 KBS의 ‘열린음악회’의 ‘7080 추억의 그룹사운드’ 편이 전파를 타자마자 재방송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사 컬처피아측은 “티켓 구매자의 80%가 40대였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관객들이 대학가요제가 큰 인기를 얻었던 70년대말부터 80년대초에 대학을 다녔거나 청년기를 보냈고, 이날 출연한 가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획사측은 이같은 열기에 힘입어 5월부터 부산·수원 등 지방투어 콘서트에 나섰다.



70년대 후반을 풍미했던 스웨덴 그룹 ‘아바’의 히트곡으로 만든 뮤지컬 ‘맘마미아’도 공연계를 발칵 뒤집었다. 지난 1월25일 막을 올린 이 뮤지컬은 전체 관람객의 절반을 40대 이상 중년들이 채웠다. ‘맘마미아’는 한달 만에 10만명을 모으며 기염을 토했다.

밤무대를 전전하는 삼류밴드의 고단한 일상을 그린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에도 40대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고, 오페라 ‘카르멘’이나 뮤지컬 ‘42번가’ ‘오페라의 유령’등도 준비중이다.

40대 힘은 이보다 앞서 영화계에서 볼 수 있었다. 관객 1천만명 시대를 열었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나 ‘실미도’ ‘말죽거리 잔혹사’ ‘살인의 추억’ ‘친구’ 등의 성공은 ‘40대 관객이 움직여야 대박’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었다. 1979년 초연됐던 ‘관객모독’ ‘에쿠우스’ 등 연극계의 히트작을 한자리에 모은 ‘연극열전’ 시리즈에 중년들이 밀려드는 것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10대 소녀팬들의 전유물로 인식돼왔던 팬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40대가 포함된 아줌마 팬클럽이 속속 생겨났다. 최근 일본 방문에서 ‘아줌마 팬’들을 몰고 다녔던 배우 배용준이 대표적이다. 그의 30, 40대 아줌마팬들은 인터넷에서 팬클럽 ‘배사아모(배용준을 사랑하는 아줌마들의 모임)’ ‘시티 오브 용준’ 등을 운영하며 10대 못지않게 열성적으로 활동한다. 탤런트 소지섭과 이동건도 최근 종영된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과 ‘낭랑 18세’를 계기로 ‘아줌마부대’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권상우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 방영 이후 ‘권사줌(권상우를 사랑하는 아줌마들의 모임)’이 생겼다. 인터넷의 큰손 ‘줌마클럽’ 역시 인터넷문화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으로 부상했다.



도대체 40대 관객은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과거 40대는 자식을 위한 문화비용은 지출했어도 자신의 문화생활을 위해서는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던 나이대였다. 한편에서는 이미 포화상태였던 10대와 20대 중심의 문화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의 결과라고 말한다. 문화평론가 이동연씨는 “요즘 40대 문화의 주된 코드는 향수·복고·추억”이라며 “청년시절에 대학의 저항문화와 상업적 대중문화 등을 다양하게 경험했던 그들이 조금씩 문화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10대 문화의 범람 속에서 중년들이 자기 세대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지금의 40대들은 과거 보릿고개를 살아온 전 세대들에 비해 문화적인 안목과 비판을 갖췄고, 자기표현에 있어서 훨씬 솔직한 세대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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