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저는요~ 권도 곽도 아닌 궉씨예요” 인라인 스케이트 샛별 궉채이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2.26 09:29:35
  • 조회: 759
권씨도 아니고 곽씨도 아니다. 그의 성(姓)은 궉(궉)씨. 최근 인구조사에서 248명으로 집계된 희귀성이다. 하지만 궉씨가 희귀할지는 몰라도 낯설지 않은 사람이 꽤 된다.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알려진 희귀 성씨이기 때문이다.

궉채이(17·안양 동안고1). 이 통통 튀는 소녀가 시쳇말로 ‘뜨지’ 않았다면 궉씨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됐을까. 채이는 2001년 세계대회에서 한국 인라인스케이트 사상 첫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002년 세계대회에서도 2관왕에 오르며 인라인스케이트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채이의 인기에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귀엽고 깜찍한 외모가 한몫했다. 이른바 신세대 스포츠 ‘얼짱’으로 떠오른 것이다. 스포츠용품 회사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고 회원수가 3,000명이 넘는 인터넷 팬카페를 거느리고 있을 정도다. 물론 독특한 이름 덕도 봤다. 채이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는 ‘궉씨란 성이 있냐’ ‘궉씨의 유래가 뭐냐’ ‘희귀 성씨에 어떤 것이 있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친척분들이 ‘드디어 궉씨 가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좋아하세요. 궉씨를 많이 알릴 계기라고요. 얼굴 한번 보자고 종친회에 나오라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그러나 희귀 성씨, 그것도 발음이 독특한 성씨를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의 이름은 어렸을 때부터 주변의 놀림감이었다. ‘궉’ 대신 ‘꿔억’이라고 불리기 일쑤였다.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이름을 못 알아듣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몇 차례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상장에 ‘궉’이라는 성씨 대신 ‘곽’이나 ‘권’으로 나오기까지 했다.

“어렸을 때는 애들이 이름이 희한하다고 자꾸 놀려대는 바람에 제 이름이 너무 싫었어요. 성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물론 지금은 오히려 더 당당하게 이름을 말한다. “독특한 성씨를 가지고 싶어서 그렇게 태어난 건 아니기 때문”이란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이름을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웃었다. 길을 가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혹시 인라인스케이트 하는 그 궉씨 아니에요?”라고 묻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희귀 성씨를 가진 선수’로만 자꾸 알려지는 것은 사양이다. 또 ‘얼짱’이라는 말이 기분 좋은 건 사실이지만 연예인이 될 생각은 없다. 얼짱보다는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다.

그가 인라인스케이트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데에는 피땀 어린 훈련과 여느 선수 못지 않은 승부근성이 깔려 있다. 보통 매일 6시간씩 강도 높게 훈련한다.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경기 오산의 집을 떠나 안양에서 따로 산 지도 5년이 되어간다. 주말에도 훈련이 있다 보니 가족을 모두 만나는 건 한달에 한번 정도다. 하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이 뛰는 ‘월드팀’을 목표로 하면서 당연히 감내하고 있다.

“제가 유명해진 건 이름이나 얼굴 때문이 아니라 성적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제가 유명해졌겠어요. 그러니까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죠.”



▲궉씨 가문의 내력

궉씨는 2000년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조사에서 전국에 74가구 248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선산·순창·청주 등 세 본(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채이는 청주 궉씨 19대손이다.

채이의 아버지 장원씨(48)에 따르면 궉씨의 시조는 궉시영으로 중국에서 건너왔다고 한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순창에 궉씨가 있는데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고 호성(胡姓·오랑캐 성씨)이라고도 한다”고 나와 있으며 이덕무의 ‘앙염기’에는 “선산에 궉씨촌이 있는데 선비가 많다”고 기록돼 있다. 지금은 경기 용인과 충남 보령을 비롯해 청양·예산·천안 등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장원씨는 “충남 청양군 남양면에 사촌 등 궉씨 일가 5가구 정도가 산다”며 “대전 쪽에서 교사로 일하는 친척이 꽤 있다 보니 그쪽에서는 그래도 알려진 성씨”라고 말했다. “매년 열리는 종친회에는 30~40명씩이 꼬박꼬박 모인다”고도 했다.

채이는 1남 3녀의 둘째. 막내가 남동생(7)이다. 장원씨는 “손이 귀한 집안이다 보니 부모님들 성화에 못 이겨 늦둥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