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정보] “쉽지 않지만 재미는 쏠쏠” 낮엔 직장인 밤엔 디지털 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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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2.20 14:52:04
  • 조회: 756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는 정모씨(39)는 2002년 8월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투잡스’를 시작했다. 해외 출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인터넷에서 2~3배 가격에 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는 후배의 귀띔이 계기가 됐다. 많은 자본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어 안성맞춤이었다.



“당시는 너나할 것 없이 ‘명품족’ 대열에 끼려고 할 때였어요. 사업 아이템으로 명품이 알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명품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내수가 정점에 오르고 경기침체의 그늘이 드리우지 않은 때여서 장밋빛 희망을 갖고 뛰어들었다. 제품은 주로 미국의 이베이(ebay) 사이트를 통해 구입했다. 물건을 사는 데는 간단한 영어면 충분했기 때문에 언어문제는 없었다. 쇼핑몰 사이트에 의뢰해 물건을 파는 ‘위탁판매’는 판매액에 따라 수수료를 내야 하므로 경매 전문사이트에서 팔기로 했다.

첫 판매는 이베이에서 15만원에 구입한 구치가방을 40만원에 팔면서 성공을 거뒀다. 백화점보다는 20~30%, 다른 쇼핑몰보다는 10% 싼 가격을 유지했다. 50만원에 구입한 몽블랑 시계는 희귀성 때문에 1백만원의 고가에 팔기도 했다. 이후로 몇 건을 성사시키며 자신감이 붙었다.

“솔직히 이렇게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아예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뛰어들 마음까지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좀더 지켜본 후 결정하기로 했죠.”

이후 판매실적과 상관없이 이베이나 인편을 통해 가방·옷가지·시계 등 1천5백만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2002년이 끝날 무렵 ‘제2의 외환위기’라는 말이 나오며 판매가 시원치 않았다. 또 미국 이베이에서 만난 한 판매자가 전에 200달러에 산 적이 있는 루이뷔통 가방을 100달러에 팔겠다고 나서 10개를 샀는데 나중에 보니 가짜였다. 또 돈만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경기침체가 깊어지면서 제품은 기대만큼 팔리지 않고 가짜품을 비롯한 재고는 쌓여갔다. 사이트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부족도 문제가 됐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입하는 대학생이나 20, 30대 직장인은 그야말로 ‘흔한 명품’ 브랜드를 선호해요. 해외에선 인기있는 브랜드라도 국내에서 낯선 것은 팔리지 않았죠. 또 명품은 사진과 설명문구만으로 소비자가 ‘정품’인지를 알 수 있게 전달하는 기술도 중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넷으로 제품 구입과 판매를 진행하기 때문에 직장 일에 별 지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제품 문의를 하거나 간혹 항의하는 구입자도 있어 곤란을 겪었다. 배송일을 맞추기 위해 점심시간을 틈타 직접 배달할 때는 시간에 쫓기며 스트레스를 받았다.

“주변에서 쉽게 돈을 번다는 말만 듣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잘못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쓸 일이 많아 ‘투잡스’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죠. 가끔 용돈 벌 생각이면 몰라도 무리하게 돈을 투자해 부업수준으로 하기에는 많은 연구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씨가 부업삼아 ‘디지털 상인’을 시작한 후의 대차대조표는 정확하지 않다. 수입과 지출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들어서는 일단 부업을 접었다. 그동안 투자한 돈은 2천만원 정도. 재고품이 많아 수익을 따지기는 힘들지만 몇 백만원은 번 것 같다.

그는 “경기를 타면 여전히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긴 하지만 만만히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시기에 맞는 아이템 선정과 소비층에 대한 연구,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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