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男과 나, 행복해요… 외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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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1.16 10:11:34
  • 조회: 524
‘여자 팔자는 뒤웅박’이라며 결혼 한번에 인생역전을 꿈꾸던 때가 있었죠.

구질구질하게 살다가도 왕자 만나서 ‘그 후로도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하는 신데렐라 동화의 효력은 참 오래도 갔죠. 누구의
딸, 모씨 부인, 아무개 엄마로 살며 자기 이름조차 잊고 살던 여성들. 남편의 승진이 나의 승진이었고, 남편의 행복이 곧 가정의
평화라는 생각에 일방적으로 희생하며 내조하던 아내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죠. 옛 어른들은 ‘남편은
부인하기 나름’이라며 내조의 중요성을 설파했지만, 이젠 ‘부인도 남편하기 나름’인 세상이 됐답니다.



젊은 여성들은 ‘내 팔자 고쳐줄 남자’가 아니라 ‘내 앞길 방해 안하고 아침 차려줄 남자’를 남편감으로 꼽습니다. 어떻게 하면 외조를
받느냐구요? 그것 역시 남편들의 의식이 문제더군요. 아내의 솜씨를 처음 인정해준 사람은 남편이었답니다. 남편은 “내 솜씨 정도야
뭐…”라는 아내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뜨개질 잘하는 사람’이라는 끊임없는 ‘최면’을 걸어 인생 2막을 열게 했습니다. 뜨개질 솜씨가
이웃에 소문나 동네 아줌마들에게 가르쳐주는 아내에게 남편은 “본격적으로 사업화해 돈을 벌라”고 조언했습니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홈쇼핑 회사에서 제법 ‘잘 나가던’ 남편은 부인에게 손뜨개연구소를 차리라고 권하면서 아예 사표를 내고 본격적으로 부인 사업의 홍보에
나섰습니다. 바로 손뜨개 스타강사로 유명한 김정란(41)·이상영(45)씨 부부랍니다.



연구소(www.jrkim.co.kr)와 사업이 자리를 잡은 후 이씨는 다시 나름대로의 일을 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본업은 ‘부인
일을 돕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방문미술교육업체 ‘땡이의 미술여행’으로 유명한 화랑닷컴(www.farrang.com) 김광연 사장(44)의
아내 외조 스토리는 지인들에겐 거의 신화로 통합니다. 넉넉지 않은 형편 때문에 미술가의 꿈을 접었던 안정숙씨(43·화랑닷컴 디자인실장·서울교대
미술교육과 출강). 그 꿈을 발견해 실현시켜준 건 남편입니다. 철학과를 나온 안씨를 등 떼밀다시피 해 미대 대학원 시험을 보게 한
데, 이어 결혼 1년 후엔 영국으로 유학까지 보냈습니다. 3년간 김씨가 직장생활하며 꼬박꼬박 모은 돈이 고스란히 아내의 학비로 들어간
건 물론이죠. 지금이야 종종 볼 수 있지만 유학생과 송금자의 관계란에 ‘남편’이라 적는 김씨를 은행의 유학송금 담당직원은 눈을 한번
비비고 볼 정도였답니다. 안씨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자 부부는 단돈 5백만원으로 ‘화랑디자인’을 설립해 회사 운영과 자금유치는 남편이,
디자인 관련 업무는 아내가 하는 방식으로 역할분담을 하며 회사를 키워왔습니다. 외아들 정윤이의 다섯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김씨가
글을 쓰고 안씨가 그림을 그려 만든 ‘땡이의 그림일기’라는 책이 히트치며 방문미술교육업체로 성장했습니다. 부부의 사랑과 노력이 맺은
결과죠.



최근 ‘효원이 잘 커요?’라는 책을 낸 박기복씨(34·충남 아산·회사원)는 3년 전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간호사인 부인보다 자신의
직장 복귀가 상대적으로 쉬워 내린 ‘당연한’ 결정이었답니다. 그래도 앞치마 두르고 전업‘주부(主夫)’ 역할을 할 때 살림 못한다고
타박하던 아내가 그렇게 야속할 수 없었다는군요. 천식 있는 아이를 위해 이사하면서부터는 전문적으로 간호를 공부하고 싶다는 아내의
꿈도 이뤄줄 거랍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함께 미래를 꿈꾸고 어려움도 함께 나눈다는 것. 가사도 내것 네것이 없습니다. 아내 일을
돕는다는 생색은커녕 “덜 바쁜 사람이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합니다. 친지나 부모님의 우려섞인 시선에 대해서도 당당합니다.
“제 아내는 사람들을 모으는 재주가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기대한 이상을 해내죠. 집에만 있는다는 것은 낭비 아닌가요? 남자건
여자건 가능성 있는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당첨확률이 높은 게 아닐까요?”(이상영), “사랑하는 사람이 하고싶어 하는 것을 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자신이 행복해야 주위를 행복하게 만드니까요. 아내가 제 입장이라도 당연히 그랬을 걸요?”(김광연) 부부 여러분. 올해
로또만 살 게 아니라 더욱 확실한 투자를 해보시지 않으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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