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새삶을 떠난 인생승부사] 박경일씨 은행전산전문가에서 사진작가로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1.07 11:45:48
  • 조회: 514
뭔가 삶의 변화를 꿈꾸고 있는포토그래퍼 박경일씨(43).

일반인들에게는 좀 낯설지 모르지만 패션·광고·출판쪽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만큼 유명한 사진작가다. 놀랍게도 그의 작가 경력은 불과
8년 남짓. 실력이나 명성에 비한다면 분명히 짧다. 사진을 시작한 것이 30대 중반이란 말이다. 그전엔 무엇을 했기에….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그는 외국계 은행의 ‘잘나가던’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그러나 회사를 다니며 취미로 시작한 사진이 그의 인생을
뒤바꿔놓았다.

“한 선배의 권유로 시작을 했는데 이게 재미있더란 말입니다. 집에다 암실까지 차려놓고 틈만 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사진을 찍어댔지요.”


30대에 들어서면서 그 역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진로를 놓고 심각한 고민을 시작했다. 미래가 보장된 길을 갈 것인가, 과감히
다른 일을 택할 것인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때 그의 머리 속을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 단어는 ‘사진’이었다. 별다른
망설임도 없었다. 주위 사람들은 “미친 놈 아니냐”며 수군댔다. 그러나 그의 고집을 아는 가족들은 반대하지 않았다.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입학한 학교는 뉴욕의 유명 패션스쿨인 파슨즈. 포트폴리오가 훌륭했던지 입학은 어렵지 않았다. 4년간의 뉴욕생활은 꿈만 같았다.
‘살인적인’ 등록금 탓에 낮에는 강의 들으랴, 저녁에는 사진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랴, 하루 4시간 이상을 자본 적이 없으리만치 바쁘게
살았지만 매 순간순간이 행복으로 가득했다. 뉴욕 뒷골목 골방의 암실에서 피자 한조각으로 허기를 달래면서도 카메라만 있으면 온 세상을
가진 듯했다.



95년 뉴욕 생활을 접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미 퇴직금도 등록금으로 다 날린 그의 전재산은 사진기 하나와 포트폴리오가 전부였다.
막막하기도 했으련만 그의 얼굴은 여유만만했다.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사진을 들고 잡지사와 광고사를 찾아다녔다. 금세 그의 이름 석자는 유명세를 탔다. 예쁘고 부드러운 패션사진에 익숙해져 있던 업계에서
그의 강렬하고 좀 뒤틀린 듯한 분위기의 작품들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정상급 포토그래퍼의 위치에 올라섰다.



“제가 그때 그대로 눌러앉았더라면 지금쯤 은행의 간부자리에 올라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겠지요. 그러나 이만큼 행복한 삶은 살 수
없었을 겁니다. 다시 생각해도 잘 택한 길이지요.”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