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별을 찾는 아이들’의 새해 별맞이 소원 빌었나요? 별이 쏟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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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4.01.06 10:37:19
  • 조회: 407
밤 하늘에서 토종별을 헤는 즐거움을 아는 아이들이 있다. 알퐁소 도데의 ‘별’보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을 사랑하는 아이들. 안드로메다와 카시오페이아 대신 샛별과 개밥바라기별 등 토종별자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별을 찾는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방과후 대안학교인 ‘착한학교’에서 천문관측 동아리 ‘별을 찾는 아이들’을 결성한 건 1997년.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착한학교’에 모여 우리별을 공부한다. 한 달에 한 번은 강원도 둔내로 가 직접 별을 관측한다. 초창기 ‘별아이’는 이제 대학진학 문턱에 가있는 ‘별청년’이 됐다.

‘별을 찾는 아이들’은 북두칠성이 원래 고구려인의 별이었다는 전제 아래 공부를 시작한다. 이집트인은 오리온을, 중국인은 금성을 민족의 별로 숭상했다. 만주벌판을 누비던 우리 선조는 왜 북두칠성을 고구려의 별로 받들었을까. 그 해답을 풀어가는 것이 아이들의 과제이자 즐거움이다. 고구려 벽화에 북두칠성(北斗七星)은 북두칠청(北斗七靑)으로 기록돼 있다. 고대인이 별을 ‘푸르’라고 불렀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어린 시절 밤하늘에서 빛나는 ‘푸르’를 헤던 어른들은 이제 더이상 ‘푸르’를 세지 않는다. 별은 어린이의 영역으로 축소된다. 공교롭게도 고구려식으로 표현하면 ‘청소년(靑少年)’은 ‘별아이’다.

“고구려때 할아버지들은 북두칠성이 죽음을 관장하는 별이라고 믿었대요. 수나라와 당나라에 맞서 싸워 나라를 지켜낸 고구려 병사들이 그 별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소원을 빌었대요.”

‘별아이’ 문정인양(13·서울 상계초6)은 어른스럽게 별에 담긴 의미를 설명한다. 용맹하기 그지 없던 고구려 병사들의 창검 위로 그 빛을 부숴 내리던 그 별은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올려다 본 별이 아닌 한반도에서 우러른 우리 민족의 별이라는 설명이다. 수레모양으로 배열된 7개의 별. 고구려의 용맹한 병사들은 ‘북두칠성 수레’가 내려와 자신들의 영혼을 하늘로 데리고 올라간다고 믿었기에 용맹하게 싸우다가 장렬하게 최후를 맞을 수 있었다.

‘별아이’ 유민상군(12·서울 청곡초5)이 관측한 ‘고구려의 별’의 이름은 ‘큰곰자리’가 아닌 ‘북두칠성’이다. 또한 비너스가 아닌 샛별이며, 개밥바라기별이다. 오리온자리는 장구자리이며, 혜성은 비짜루별, 유성은 별비 또는 별찌이다.

다른 ‘별아이’ 김지혜(13·서울 서당초6)·서혜(12·"5)양, 지헌군(8·"1) 3남매는 함께 우리별을 익히고 있다. 우리 별자리는 서양의 88개보다 훨씬 많은 총 290개. 모두가 반짝이는 사연을 담고 있다. 주인공 또한 우리의 할매·할배 등 한민족이다.

‘별아이’들은 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혜양은 “예쁘다”고 말한다. 굳이 망원경을 통해 올려다보지 않아도 시골 밤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던 별빛은 맨눈을 가득 채우고 남았다. 이때 만큼은 한 학년 차이로 시도때도 없이 싸우던 동생 서혜와 마음이 일치한다. 반짝반짝 예쁜 보석으로 반지를 만들고, 목걸이도 만들고 싶다고 재잘거리다 보면 겨울밤이 춥지만은 않다.

어떤 아이는 평범하게 “별은 돌이다”라고 말한다. 마술사로 표현하는 어린이도 있다. 정원조군(12·신암초5)은 “월드컵 4강처럼 별은 꿈”이라고 진지한 태도로 설명한다. 밤하늘을 보면서 별과 친해지고 친구와 친해지는 게 큰 기쁨이라고 한다.

어느 ‘별아이’는 “별은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예요. 그래서 별은 다 착해요”라는 갸륵한 해석을 내놓는다. 아이의 주장은 할머니가 원래 하늘의 별이셨는데, 땅에 내려와 가족을 돌보시다가 다시 하늘로 돌아가 별이 됐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 아이의 해석은 옛날 우리 조상들의 생각과 닮았다. 사람이 곧 별이라는 믿음.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이 어머니 탯줄(칠성줄)을 타고 이 땅에 내려왔다는.

죽음이며 동시에 생명인 별. 우리가 발 딛고 선 이곳 또한 별이다. 그 별 위에서 아이들은 수십 혹은 수백 광년을 달려온 새해의 별빛을 맞이하고 있다. 그 별빛은 아이들에게 언제나 뜨거운 희망이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뜨거운 희망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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