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2003년 증시 외국인이 쥐락펴락 ‘웃고 울고’ 되돌아 본 2003년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3.12.31 12:35:34
  • 조회: 509
2003년 우리나라 증시는 외국인이 주도한 장세였다. 외국인 앞에는 늘 ‘사상 최대’ 수식어가 따라다녔으며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가 주식을 내다파는 상황에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특히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40%를 넘어서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의 주체로 떠올라 일부 기업은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11월에 본격화한 카드사태는 주식시장을 뒤흔들며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외면으로 코스닥시장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한해였다.

◇외국인 지분 40% 시대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사상 최대 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지난 3월 중순 510에 머물던 종합주가지수를 800까지 끌어올렸다. 증시 개방 원년인 1992년 4.9%였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11년 만에 40%대에 진입, 9배 가까이 높아졌다. 동원증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은 거래소시장에서 올해 13조8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지난해말과 비교해 36조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49조원의 평가차익을 올린 1999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국내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외국인의 투자행태를 둘러싸고 논란도 많았다. 주주중시 경영풍토가 자리잡는 등 긍정적 효과도 가져온 반면 대규모 외국계 자금이 단기차익을 노리고 국내 증시에 뛰어들었다가 빠져나갈 경우 국내 증시가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계속 나왔다. 김창록 국제금융센터 소장은 “외국인투자에 대한 올바른 시각 설정과 함께 긍정적 효과를 살리면서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적절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는 내내 주식을 팔며 외국인과 상반된 매매패턴을 보였다. 개인은 연간기준으로 역대 최대규모인 5조7천억원어치를 팔았고 기관 역시 8조1천억원어치를 팔았다.

◇히트 테마, M&A

M&A가 올 증시의 최대 히트 테마로 부각된 것은 외국인 비중이 커진 것이 직접적 이유였다. 비록 단일 주주가 아니더라도 외국인 지분율이 급증할 경우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경영권 방어에 불안을 느끼게 되고 지분을 확충할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M&A 테마주의 선봉장은 SK와 현대엘리베이터였다. 외국인 최대주주이자 2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이 내년 주총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때마다 SK 주가는 출렁거렸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끊임없이 지분경쟁 불씨가 꺼졌다 되살아나며 테마를 주도했다. 이들 기업은 경영권 분쟁→지분경쟁→주가 급·등락이라는 M&A 테마의 전형을 보여주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계 자본이 국내 증시에서 적대적 M&A 대상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데다 SK와 현대 등 재벌기업과 일부 은행주들을 표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예전 국내 투자자 중심의 M&A 테마와 질적으로 달랐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M&A 테마가 경영 불안을 초래할 수 있지만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자금을 증시에 투입하게 돼 결과적으로는 주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머니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부작용도 지적됐다.

◇카드사태, 증시에 직격탄

가계부채 연체 문제로 끊임없이 제기됐던 카드사의 경영부실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11월에 있었던 LG카드의 현금서비스 중단으로 고조된 카드사 자금위기는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LG카드 사태가 터지기 전인 11월 중순까지만 해도 10월말 발표된 부동산 대책과 내년 세계경기 회복 전망 등에 힘입어 증시의 기반 확충과 견조한 상승기조가 증권업계에선 하나의 ‘대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LG를 비롯한 일부 카드사의 위기는 ‘10·29 부동산대책’ 이후 증시 유입을 타진하던 시중자금의 흐름을 막아버렸다. 부동산 시장을 맴돌던 자금이 일시적으로 6천억원 가량 증시로 유입됐지만 LG카드 문제가 불거진 이후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증시를 빠져나간 것이다. 간접투자 시장도 송두리째 흔들어 지난달에는 주식형, 채권형, MMF 등을 망라한 투신권에 있는 모든 상품의 수신액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카드발 금융불안으로 은행, 카드 등 금융주들이 추락함은 물론 다른 우량 계열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급락했다.

그러나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은 “카드사 부실 우려가 내수 회복의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으나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LG카드 매각을 계기로 은행주 등 금융권도 카드사에 대한 추가지원 부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위기의 코스닥

외국인 매수세를 등에 업은 거래소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말의 44.36보다 되레 하락했다. 7월 한때 53선을 돌파하며 기세를 올린 게 고작이다. 올 2·4분기 이후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상승세를 탄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는 매매비중의 90% 이상인 개인이 코스닥 시장을 외면했기 때문. 개인투자자는 올들어 지난 26일까지 2천6백73억원어치를 순매수, 지난해 1조8천1백35억원의 14.7%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 건전화를 위한 등록·감리 제도의 강화와 과감한 퇴출은 코스닥시장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단골 처방이었다.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