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하고싶은 일 맘껏해라, 모든게 자유! 대안 학교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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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3.12.18 10:07:03
  • 조회: 591
충북 청원의 양업고등학교에 처음 들어섰을 때 딱히 유별난 느낌은 없었다. 학교는 앞으로 금강 지류인 병천천이 흐르고 삼면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담장이 없고, 크지 않은 3층짜리 빨간색 건물 두 동이 ㄱ자 모양으로 나란히 붙어있는 아담한
학교다.

1학년 1반 시간표는 일반학교와 비슷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국사·경제·영어·국어(심화)·기술가정·수학·국사 순으로
7교시가 채워졌다.



본관 건물 2층에 자리한 영어실 ‘What’s Up!’ 방을 찾아갔다. 수업 중이라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가관’이었다. 한 녀석은 교사와 등지고 창문틀에 걸터앉아 소설책을 본다. 엎어져서 자는 녀석이 둘 있다. 쉴 틈 없이 휴대폰을
만지락거리는 녀석도 있다. 교실 안을 왔다갔다, 웅성웅성, 왁자지껄…. 정신이 없다. 교사의 말에 귀기울이는 학생은 두세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라지선 교사(25·여)는 이날의 수업 주제인 ‘미국의 명절’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익스프레스(express)’가 무슨 뜻이지?”라는 교사의 질문에 “쌤(선생님), 이삿짐센터요”라고 답한 학생은 교사를 보며
“맞잖아요!”라고 확인한다. 이내 자기들끼리 웃고 떠든다. 수업이 시작된 지 30분쯤 지나자 한 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와 뒷자리에
앉았으되 얼굴에 ‘큰일났다’거나 ‘미안하다’는 구석은 없다. 이제 교실에는 8명의 학생이 있다. 1반은 모두 13명이라는데 5명은
대체 어디에…. 이들을 대하는 교사의 태도도 쉬 이해되지 않았다. 라교사는 “이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곳으로 온 아이들입니다.
관심없는 학생들에게 억지로 수업을 들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국사실 ‘집강소’나 수학실 ‘Math.
Free’의 수업풍경도 영어 시간과 별 차이가 없었다.



양업고는 청주가톨릭학원이 1998년 3월 설립한 특성화학교, 즉 대안학교이다. ‘뺑뺑이’ 학교도, 성적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는
비평준화지역의 고교가 아니다. 면접만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학생은 3개 학년을 통틀어 83명. 일반학교의 두 학급 수준의 ‘미니’
학교다.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아픔이 있다. 해서 ‘뭔가 다른’ 학교를 찾아 서울,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고등학교는 졸업해야…’라는 부모들 성화에 이끌린 학생도 물론 있다. 학교생활이 재미없고 강한 규제에 대한 거부감을 느껴 온
학생이 절반가량 된다. 가정문제로, 교사문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자퇴(52명)하거나 전학(5명),
중학교를 졸업하고 진학(9명)했다. 학교의 교육방침도 교과수업보다는 인성교육에 무게를 둔다.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수업에 참석하지 않아도, 담배를 피워도 나무라지 않는다. 교복이 없으며 어떤 헤어스타일을 해도
개의치 않는다. 윤병훈 교장은 “진정한 경쟁력과 창의성은 자유롭고 개성적이며 공동체의 소중함을 아는 인간에게서 나온다”고 말했다.




학생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지만 기숙사생활을 통한 공동체의식 함양에도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한 방에 9~10명씩 함께 생활한다.
방마다 2명의 교사들이 배치돼 작은 ‘가정’을 만들었다. 교사들은 이틀에 한번씩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잔다.

기본적인 수업일수와 이수학점은 일반 학교와 마찬가지다. 교육부로부터 인가받은 학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교과서 위주 수업은
아니다. 박선구 교사(28·국어과)는 “올해 교과서로 수업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허락되는 최대의 시간을 쪼개 특성화된 다양한 교과와 현장체험 위주의 학습을 한다. 매주 1시간씩 야생화나 감자·고추·오이 등
채소를 가꾸는 ‘노작(勞作)’시간이 있다. 아울러 교사와 학생이 조를 짜서 3박4일 동안 양로원·재활원 등 사회복지시설로 자원봉사활동을
나가는 ‘옥산습격사건’, 2박3일간의 산악등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현재 운영되는 동아리는 단소, 검도, 밴드, PC조립,
종이접기, 사진, 육상부 등 10여개가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분명히 자유로워요. 행동에 제약이 없고, 선생님과도 친구처럼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요. 그런데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면 생활이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어요.”

안양에서 전학 온 김수정양(16·1년)은 “학교가 재미있다는 걸 이곳에 와서야 느꼈다”며 “단소·종이접기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시험기간에는 밤새워 공부한다”고 웃었다.

3학년 28명은 내년 2월이면 졸업한다. 이중 70%가 넘는 21명은 이미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웬만한 일반고보다도 대학진학률이
높다. 수시모집 특차전형에서 대안학교 출신자를 뽑는 대학들이 많아진 것도 요인이다. 조현순 교감(48)은 “학생이 스스로 삶의
목적과 진로를 위해 대학을 선택했다면 대학진학은 자연스러운 결정”이라며 “하지만 학생들에게 대학진학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공동체 삶 추구…정규·비정규형 나눠



대안학교는 입시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극복해 보려는 대안적인 학교 형태이다.

대안학교는 일반적으로 현장체험 위주의 전인 학습을 중요시한다. ▲작은 학급에서 인간성 회복을 위한 체험을 하게 하고 ▲아동·학생이
수업계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며 ▲경쟁을 시키기보다 주위 사람들과 조화롭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지향
한다.

교육법은 대안학교 개념을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의 전수를 교육목표로 학습자 중심의 비정형적 교육과정과 다양한 교수방식을
추구하는 학교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대안학교 종류는 크게 정규학교형과 비정규학교형으로 나눠진다.

인가를 받은 정규학교형 대안학교들은 이른바 ‘특성화고등학교’들로 1997년 신설된 초·중등교육법 상의 특성화학교 조항에 따라
정식 인가를 받은 학교들이다. 대부분 농촌에 자리잡은 기숙제 학교들이다. 특성화학교는 인성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일반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오전에는 일반 교과과목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체육·영화감상·미술·음악 등의 동아리활동을
한다.

간디고(산청), 양업고(청원), 원경고(합천), 한빛고(담양), 화랑고(경주) 등 전국적으로 현재 18개의 특성화고등학교가 운영중에
있다. 대안학교들은 종교 재단에서 설립했거나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다.



비정규학교형에는 도시형 비인가 전일제 학교, 농촌형 비인가 전일제 학교, 방과후학교와 계절학교, 대안초등학교 등이 있다.

도시형 비인가 전일제 학교는 학교 부적응아들이나 불우한 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대부분이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도시속
작은 학교’, 경기 안산의 ‘들꽃피는 학교’ 등이 있다. 농촌형 비인가 전일제 학교에는 전북 남원의 실상사 ‘작은학교’가 대표적이다.

대안초등학교는 최근 많이 생기고 있는 대안학교이다. ‘산어린이학교’는 공동육아 협동조합 어린이집 부모들이 주축이 돼 만든 조합형
학교이며 광명 YMCA가 만든 볍씨어린이학교도 비슷한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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