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7년 직장생활 접고 펜션시작 30대 이경구씨 산자락에 번지는 웃음소리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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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3.12.17 09:37:01
  • 조회: 498
삼팔선’이 음울한 시대의 기호인 시절이다.

서른 네살에 다니던 외국계 회사를 그만두고 전원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2막의 삶을 시작한 이경구씨(35). 그를 찾아가는 길 내내
‘삼팔선’이 어른거렸다. 두 동의 펜션이 경기 가평 축령산 품새가 넉넉한 곳에 오롯하게 서 있다.

‘아침고요수목원’ 입구 근처다. ‘모닝뷰’라는 팻말을 스쳐 안쪽으로 들어가니 펜션 마당과 살림집이 나왔다. 마당의 개는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기는커녕 오히려 재롱을 떨고, 3명의 꼬마들은 뛰노느라 정신이 없다. 꼬마들 아빠는 직접 연장을 들고 마당 한켠에 작은
건물을 세우고 있다. 엄마는 고만고만한 아이들 옷을 빨랫줄에 널다가 환하게 방문객을 맞는다.



한없이 평화로운 풍경.

주인공이 이경구씨와 그의 가족들이다. 이씨는 7년간의 직장생활을 접고 펜션 창업을 했다. 개장한지 3개월째지만 벌이나 생활의 여유면에서
직장생활보다 낫다고 선뜻 말한다. “일단 출발은 성공적인 것 같다”고도 했다. 이씨는 대학졸업후 서울의 한 외국계 유명 휴대폰 회사에서
근무했다. 경쟁이 심한 분야이다 보니 회사 사정이 어려울 때가 많아 늘 불안함을 느꼈다. ‘다른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고민끝에 이씨는 퇴직조건이 좋았던 지난해 회사를 그만뒀다.

이때만해도 미국 유학을 생각했다. 입학정보를 얻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3개월가량 머물렀다. “뉴욕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놀러 갔는데 가족들이 놀기에 좋도록 숙박·놀이 시설이 마련돼 있는 것을 봤어요. 우리나라도 이런 시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것이 제 삶의 방향을 바꾸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



한국에 돌아왔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쉽게 유학을 결정하지 못했다.

마침 ‘아침고요수목원’ 직원으로 근무하던 형이 펜션을 제안했다. 마음이 동했다. 수목원 앞에 펜션을 짓기로 결정했다. 수목원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반해 민박이나 펜션은 부족, 수지가 괜찮을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 미국에서 경험도 결정을 내리게 하는
뒷힘이 됐다. 특히 이곳은 이씨 부모님이 노년을 보내기 위해 5년전 땅을 사서 집을 짓고 들어와 낯설지 않은 곳이다. 부모님이 집을
짓고 남은 땅에 펜션을 세우기로 했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도 절약됐다.



이씨의 펜션은 지난 6월에 공사를 시작, 9월에 문을 열었다.

3개월밖에 안됐지만 펜션의 운영 상태도 괜찮은 편이다. 이씨는 펜션을 짓기로 결정한 후 집짓는 법을 배웠다. 마당에 놓여있는 야외
테이블과 의자 등은 손수 만든 것이다. 펜션 지붕을 얹고 외벽을 정리하는 마무리 작업도 직접 했다. 지금은 매점용 건물을 마당 한쪽에
세우는 중이다. 펜션을 사람쓰지 않고 수리·관리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 유지비가 상당히 절약된다.



이씨는 펜션 지을 때에 차별화에 신경을 썼다.

요즘에는 펜션도 잠깐 놀러왔다 가는 연인들을 겨냥, 작은 방을 많이 만드는 게 유행이다. 하지만 이씨는 가족용으로 만들었다. 이왕이면
가족들끼리 따뜻하고 편하게 휴일을 보내는 공간으로만 꾸미고 싶었다. 그래서 방을 복층구조로 설계했다. 다락방같은 위층은 침실로,
아래층은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주변에 있는 펜션 중에서는 흔치 않은 구조여서 이런 방이 좋아 찾아오는 단골까지
생겼다. 펜션 창업은 단순히 직업을 바꾼 것에 그치지 않고 그를 포함, 가족 모두의 생활을 바꿨다.



이씨는 “직장생활할 때는 내 일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내 손 가는게 수입과 연결되니까 신경쓸 게 많다”면서도 “내가 직접 집을 짓고
그걸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걸 보면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아마 사람들에게 서비스하는 직업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맑게
웃기도 했다. 실제 이씨는 손님들이 펜션을 보고 예쁘다고 소리치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 집에서 먹던 음식을 내온다. 방이 없어 돌려보낼
때면 자신이 죄지은 것처럼 미안해하며 쩔쩔맨다.



펜션을 차리면서 그는 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유학은 가지 못했지만 전공 지식을 잊지 않기 위해, 또 나중에 생길지도 모르는 다른 기회를 위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1주일에
두차례 족히 2시간 걸리는 가평에서 서울을 왕복한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공부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만으로도 생활에
활기가 돈다”고 만족해 했다. 해리(7), 재연(5), 태연(2) 3남매가 자연에서 뛰어 놀며 튼튼하게 자라는 것도 그에겐 커다란
보람이다. 세 아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마당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놀기를 좋아한다.



이씨는 “도시에 살 땐 아이들이 번갈아가며 병치레를 했는데 여기에서는 감기에 걸려도 쉽게 낫는다”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곳에
온 게 잘한 것 같다”고 좋아했다. “회사를 그만뒀고, 유학을 가려고 했고, 펜션 창업을 한 것처럼 앞으로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전원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사는 게 더없이 만족스럽습니다.”

이씨의 초보 전원일기에는 그늘이 전혀 없다.



안정적 수입, 입지 좋고 테마 있어야



이경구씨는 아버지의 땅에 펜션을 지어 창업 비용이 적게 든 편이다.

수목원에 근무하는 형이 있어 사업성을 판단하는 데도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씨는 펜션 창업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말하는 펜션 창업에 관한 조언이다.



-펜션 창업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나.



“펜션 관련 공부를 하고 건축기술을 배운 기간은 1년 정도다.”



-펜션을 짓는데 드는 비용은.



“복층구조의 방이 각각 2개씩 있는 1층짜리 펜션 두 동을 짓는 데만 9천만원 들었다(땅값 제외). 가족용이기 때문에 방마다 부엌시설,
화장실 등을 설치하느라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간 편이다. 이 부근에서 우리 것만한 펜션을 지을 땅을 사려면 보통 1억원 정도
잡아야 한다.”



-펜션 창업을 하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펜션 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거품인지에 대해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 펜션으로 안정적 수입을 올리려면 입지가 좋아야
하고 테마를 갖고 있어야 한다. 수목원, 스키장, 하이킹코스 등 볼만한 관광거리 주변 중에서도 관광지 접근이 용이한 길목을 차지할수록
유리하다. 펜션 자체를 독특하게 꾸미는 것도 좋다. 펜션 옆에 카페를 만들고, 직접 만든 맥주를 파는 등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펜션도 있다.”



-수입은 얼마나 되나.



“가족용 방은 1박에 10만~12만원 정도인데 요즘같은 비수기엔 한달 수입이 2백만~3백만원 정도 된다. 비수기에는 주말에만 방이
차고 주중에는 한가한 편이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수입이 더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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