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열려라, 디지털홈” 미래주택 성큼 ‘홈네트워크’서비스… 정통부 2007년까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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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3.11.29 09:29:09
  • 조회: 1179
얼마 전 전업주부 조승미(35)씨는 저녁식사 중 이삿짐 정리 문제로 남편과 다투다 홧김에 집을 나왔다. 분을 삭이지 못한 조씨는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애꿎은 그네를 연신 발로 찼다.

이런 고민 저런 고민하며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주부 조씨의 뇌리에 현실적인 고민들이 엄습한다. 미운 남편 와이셔츠를 이날 세탁해야 했다. 저녁식사 준비하느라 틀어놓고 나온 도시가스 밸브도 걱정되기 시작했다.

‘잘살자고 하는 싸움인데… 빨래는 해줘야지. ’ 조씨는 장엄하게 PDA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두 마디 “세탁기 돌려, 가스 잠가.” 집안에서는 이내 세탁기가 돌아가고 가스밸브가 잠겼다.

돌연 익살스런 장난기가 돌았다. “전등 꺼, 전등 켜, 에어컨 켜, 에어컨 꺼….” 이날 남편 이재호(32)는 ‘귀신 집’의 횡포를 견디다 못해 아내에게 백기를 들었다.

이는 가상으로 꾸며본 미래의 부부싸움 얘기도, 서울 강남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에 사는 한 가정의 사연도 아니다. 결혼 후 7년 동안 아끼고 아껴 내집 마련에 성공, 10월말 서울 장안동 현대홈타운에 입주한 한 서민 가정의 실제 얘기다.

현재 장안동 현대홈타운에는 ㈜테크노빌텍이 1년간 무료를 조건으로 운영하는 ‘홈 네트워크’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가전제품과 방범·주거환경 시스템을 집 안팎에서 원격제어할 수 있는 미래형 주거 시스템이 일반 서민 가정에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이미 시도된 바 있지만 ‘그들만의 잔치’였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번에 현대홈타운 2182가구에 홈 네트워크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디지털 홈’ 대중화 시대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디지털 세상에 대한 과신이 부른 섣부른 예측일까, 아니면 실제 미래 생활의 한 단편일까. 어쨌거나 입주 4주째를 맞는 장안동 현대 홈타운 곳곳에는 새로운 주거 형태에 따라 생활양식이 탈바꿈하는 어떤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홈 네트워크’ 체험담을 듣기 위해 만난 주부 조씨는 거추장스런 ‘관리대상’이었던 집이 이젠 동반자로서 한몫을 톡톡히 해낸다며 후한 점수를 매긴다.

“주부들의 대표적 고민이 외출했을 때 ‘가스밸브를 잠갔나’ 불안해한다는 거죠. 이젠 그런 고민은 끝입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밸브 상태를 확인하고, 바로 잠글 수 있거든요.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이 고장 나면 스스로 AS센터 홈페이지에 고장신고를 할 정도로 똑똑한 집이죠.”

외출할 때는 집을 휴대한 느낌이 든단다. 아파트 관리실에 상주하는 ‘경비업체 직원’들이 안전을 책임지고 집을 방문한 사람의 사진이 찍혀 실시간으로 조씨 휴대전화로 전송되기 때문. 볼일이 길어지면 귀가시간에 맞춰 빨래가 끝나도록 세탁기를 돌려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웃 간의 소외가 가속화돼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인심은 야박해지기만 한다. 하물며 미래는 오죽할까. 조씨는 그러나 이 같은 암울한 미래상에 물음표를 찍는다. 집과 집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그간 높아진 이웃의 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이다.

“각 가구의 서버가 모두 연결돼 있어서 아파트 포털 사이트(www.jangan.hometown.co.kr)에 접속하면 이웃을 만나 사귈 수도 있고 중고품 등을 교환할 수도 있어요.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는 부녀회 나가기가 껄끄러워서 회의 불참을 이유로 벌금 만 원씩을 꼬박꼬박 내기도 했죠. 하지만 이제는 그럴 걱정 없답니다.”

남편 이씨는 새로운 집안 살림에 재미를 붙인 조씨가 신기할 따름이다.

“저한테는 아직 큰 변화로 와닿지는 않지만 무슨 무슨 팰리스 같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에서나 누리는 것을 우리도 직접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네요. 가까운 미래에는 어떻게 변할지 기대되는데요.”

디지털 홈, 그러나 아직까지는 열린 미래다. 타워팰리스, 장안동 현대홈타운 등이 현대인의 친환경·정보화 등 다양한 욕구에 부응할지 미지수다. 과거의 주택이 오늘날 어느 한가지 모습 일색이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주거양식이 기술 그 자체에 의해 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는 2007년까지 전체 가구의 61%인 1000만가구를 ‘편리하고 즐겁고 안전하고 윤택한’ 디지털 생활공간으로 꾸미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밑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정통부 정보보호산업과 최우혁 사무관은 “현재 KT를 포함한 40∼50개 업체로 디지털홈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내년 4∼5월쯤은 실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선진국 어디에도 확고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만큼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우리나라 미래주택을 어떻게 꾸며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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