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싸우는게 토론이라구요? “토론은 지식을 나누는 것” 토론실닷컴 박종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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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교차로협의회
  • 03.10.17 10:06:55
  • 조회: 464
골통A: “조·중·동, 국민을 죽이고 재벌의 편에 서서 단물을 빨아먹는 신문이다. 한나라당, 국민에게 사죄할 생각은 없고 청와대만 공격한다. 조·중·동, 한나라당 먼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골통B: “너는 인간도 아니다. 뛰어내려! 그나마 조·중·동이 있으니 국민이 진실을 알 수 있지. 한나라당이 없으면 노무현과 부정부패로 얼룩진 민주당과 새끼친 신당인지 똥당인지가 다 해 처먹게 놔두지 않을까?”


한 인터넷사이트 토론방에 올라온 공방이다. 멱살잡이라도 할듯 참 살벌하다. 익명성을 악용한 무책임의 극치로 토론이란 이름이 무색하다. 두 사람 사이에 절대 허물지 못할 두꺼운 ‘방탄벽’이 있다. 저쪽에서 들리는지는 관심 없다. 이쪽에서 내지르면 그만. 요컨대 화풀이를 ‘토론’이라고 해댄다.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 설득시키려는 노력은 안보인다.

심지어 어떤 사이트는 아예 보수파와 진보파로 나눠 각자 주장만 싣기도 한다. 원하는 것은 편가르기일 뿐이다. 끼리끼리 똘똘 뭉쳐 잘 해보자는 식이다.

새정부가 들어서고 ‘토론 공화국’이 됐다. ‘침묵은 금’이라며 속내를 드러내기 싫어하던 국민성이 바뀌고 있다. TV나 인터넷 등 생각을 쏟아낼 마당도 부쩍 늘었다. 하지만 아직은 의식이 제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문화지체 현상이 엿보인다.


이런 현실에서 직장인 박종우씨(32·그래픽 디자이너)는 국내에도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었다. 박씨가 꾸린 ‘토론실 닷컴’(www.toronsil.com)은 2001년 1월 문을 열었다.

이전까지 박씨는 PC통신에서 장기나 두면서 토론실을 들락거렸다. “당시 개고기 논쟁이나 단군상 건립의 우상숭배 여부가 논란이 됐습니다. 우연히 글을 올렸더니 2만명 이상이 읽더군요. 그 뒤로 글을 올리는 데 매료됐죠”

지극히 원론적이지만 박씨는 “치우치지 않는 토론”을 강조한다. 그런데도 지난해 11월 토론실 닷컴에 올라온 선거 관련 글이 문제가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고를 받고 삭제했다. “그러나 당시 언론사를 비롯한 게시판에는 온갖 비방·욕설이 난무하고 있었습니다. 정치 성향이 더 뚜렷한데도 어떤 문제제기도 없었죠”

청와대 홈페이지도 토론실을 강조하고 있다. 자칫 불만 접수창구처럼 비친다고 박씨는 말한다. 각 언론사 게시판도 수구 대 보수로 여론이 흩어지기만 할 뿐이다. 그만큼 중립적이면서 의견을 수렴해내는 토론실 역할이 중요해진다.


몇년 사이 늘어난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도 바람몰이를 했다. 충분한 의사소통이 안되는 꽉 막힌 토론도 종종 눈에 띈다. 밤을 새우며 ‘끝장 토론’도 해봤다. “방송 토론의 경우 장소 선정도 중요합니다. 꼭 방송국만 고집할 것은 없어요. 독도 문제는 독도에서, 핵폐기장 문제는 부안에서 하는 시도도 필요합니다”

글이든 말이든 좋은 토론은 지식을 나눠가지는 거라고 박씨는 믿고 있다. 내가 한개의 글을 올리면 타인의 수십, 수백개 글을 얻으니까. “토론의 논법이나 어법 따위가 중요하지는 않아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정말 전하고픈 말을 하면 됩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경청하게 돼요. 예의바르면서도 자기 입장이 확실한 글일수록 조회 수도 높습니다”

앞으로 박씨는 세대별 토론이나 독서토론·취미토론·전문가 토론 등도 구상중이다. “어느새 국민은 토론에 눈을 떴고, 말을 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요. 토론 교육이 시급합니다. 토론을 이끄는 진행자도 키워야 하고요”



◇올바른 토론기술이란

대개의 사람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토론법을 배우지 않았다. 그저 부모님 말에 복종하고, 열심히 암기하는 것이 미덕인줄 알고 자랐다. 따라서 의견을 조리있게 잘 표현하기는 고사하고 남의 말조차 제대로 못듣는다. ‘토론실 닷컴’의 박종우씨가 말하는 올바른 토론을 위한 제안을 살펴본다.


#합리적 설득 중요=토론은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행위다. 참여자는 자신의 주장을 최대한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전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합당한 근거도 없이 주장만 일방적으로 제시하거나, 비논리적이고 감정적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토론은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바람직한 토론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입장과 태도가 올바른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미처 발견치 못한 관점과 태도를 간파할 수 있어야 토론에 의미가 있다.


#자기 의견 정리해야=참여자는 사전에 언론보도 등 자료를 충분히 수집하고, 의견이나 주장을 잘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오프라인 토론을 할 때에는 상대의 발언 내용을 효과적으로 반박하기 위해 메모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같은 말은 두어번 반복하지 않는다. 인터넷 등 온라인 토론에서는 상대의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발제와 사회 중요=효과적인 토론 진행을 위해서는 발제자를 정하면 좋다. 발제자는 전체 대의나 줄거리를 요약해 논제를 띄운다. 논제는 가능한 한 미리 발표해 참여자들이 준비케 하는 것이 활발한 토론을 이끌어낸다.

다음에는 토론을 이끌어갈 사회자(의장)를 정한다. 사회자는 사전에 토론의 논제와 종류, 규칙들을 참여자와 결정하거나 참여자에게 설명해 준다.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적절한 질문과 요약으로 참여자의 발언을 정리해야 토론이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어느 정도 토론이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면 그때까지 나온 의견이나 제안 등을 종합, 요약해 결론을 맺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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