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태풍피해 현장 찾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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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9.23 10:18:03
  • 조회: 693
태풍이 휩쓸고간 자리. 처참한 아수라장에는 눈물과 탄식만 남아있다. 절망 밖에 보이지 않던 폐허더미, 그 속에서 조그만 망치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하나, 둘 함께하는 소리가 늘어나더니 둔탁한 쇠도구 소리는 어느새 재건과 희망의 거대한 합창으로 변한다.

태풍 ‘매미’로 소중한 가족과 재산을 잃고 시름에 빠진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주위의 평범한 직장인들도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직접 수해현장으로 달려가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는가 하면 지원사업을 펼치기도 한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을 때는 작은 정성으로나마 이재민들을 돕는다. 나누는 사람이 많을 수록 슬픔의 무게는 줄어들고 희망은 커진다.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경남·영남·강원 등지서 복구 구슬땀

삼성그룹 삼성사회봉사단은 매일 그룹계열사 임직원 지원자 1,000여명을 동원, 피해지역 물품지원과 파손가옥 철거작업, 의료봉사, 배식활동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남 마산지역에서 이재민들에게 무료 급식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영길 삼성에버랜드 차장(45)은 8년째 경기 파주와 문산, 강릉 등 수해지역만 골라 다니며 봉사활동에 참가해오고 있는 ‘열혈 봉사맨’이다. 하루 3,000인분이 넘는 식사를 준비하고 배식을 하느라 새벽 4시30분부터 한밤중까지 일해 온몸이 녹초가 돼 있는 상태지만 김차장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는 “며칠씩 라면도 제대로 못먹고 지내던 분들이 뜨거운 밥과 국을 맛있게 드시고 ‘고맙다’고 말할 때 정말 가슴이 뿌듯해진다”며 “내 가족들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고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재민들에게 따뜻한 밥 무료 제공

한화그룹 직원 500여명은 영남과 강원 지방 등 피해지역 각지에서 봉사활동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화무역 장순랑 과장(39)은 동료 100명과 함께 강원 삼척시에서 수해복구에 열심이다.

불어난 계곡 물에 침수된 마을을 정리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삽과 판자 등을 이용해 하루종일 집안팎에 쌓인 뻘흙을 걷어내고, 비바람에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운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일에 지칠 법도 하지만 장과장은 “오히려 더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미안해했다. 그는 “동료들끼리 현장에서 따로 성금을 걷어 이재민들께 전달할 계획”이라며 “이재민들이 힘을 내서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CJ(주) 박필규 대리(31)도 동료들과 함께 지난 14일부터 강원 삼척시 도계읍에서 수재민들에게 무료급식을 해오고 있다.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10여개가 넘는 마을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김이 모락모락나는 먹음직스런 식사 3끼를 빼놓지 않고 제공한다. 물이나 식료품을 별도로 요청하는 주민들이 있다면 어디든 달려간다. 잠시 서서 숨돌릴 틈도 없을 만큼 바쁘지만 박대리는 “이재민들의 고통에 비한다면 내 몸이 피곤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또 “이 지역의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김재식 대리(37)는 직원들과 함께 마산지역에서 차량관련 무료 서비스봉사를 펼쳤다. 하루종일 수해지역을 돌면서 피해를 당한 차량들에 대한 보험상담과 정비 및 점검 등을 벌였다. 서비스 틈틈이 피해 가옥을 청소하는 일도 도우며 이재민들을 위로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김대리는 “현장은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비참하다”며 “과로로 탈진하거나 입술이 부르트는 동료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모두 힘을 다해 주민들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 현장에서 성금 모아 이재민에 전달

고향집이 피해를 당한 웨스틴 조선호텔 윤종갑 계장(36·고객지원팀). 윤계장은 얼마전 실시된 사내모금에서 선뜻 성금을 내놓았다. 경남 거제 고향집 건물이 파손되고 벼가 쓰러지는 피해를 당했지만 자신보다 더 큰 피해를 당한 이들을 돕기 위해 정성을 보탠 것이다. 윤계장은 “많지 않은 액수라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쑥스러워했다. 한편 웅진코웨이개발과 해찬들 등의 기업체 직원들도 태풍피해지역에서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복구작업을 돕고 있는 등 불경기 속에서도 이재민을 돕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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