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열린마당] 직장인들 ‘일요일 오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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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9.02 10:29:27
  • 조회: 508
주5일제 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일요일은 ‘노는 날’. 피곤함에 절은 직장인들에겐 황금 같은 시간이다.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모처럼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날이다. 해가 중천에 걸릴 때까지 늦잠을 잘 수도 있다.
벼르고 별렀던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다. 차분히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할 수도 있다. 한 주의 끝인 일요일 오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직장인들에게 물어봤다.
#졸다가 깨보면 월요일
‘엷은 졸음에 겨워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면 토요일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아,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아쉬움이 쌓이는 소리’ ‘또 하루 멀어져 가네, 머물러 있는 휴일인 줄 알았는데. 짧기만 한 내 휴일 속에 더 하루를 줄 수가 없나’. 혼자 살기 때문에 일요일 오후는 99% 장을 보거나 밀린 비디오를 보곤 한다. 또 토요일의 무리한 음주로 인하여 밀린 잠을 자다보면 아침 겸 점심 겸 저녁을 오후 5시 무렵에서야 해결하기도 한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 텔레비전을 멍하니 바라보는 나 자신을 한심한 눈으로 지켜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9시까지 텔레비전을 꼬박 보게 된다. 월요일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뭐라도 좀 해봐야겠다 싶어 책을 펴고 ‘공자 왈 맹자 왈’. 그러다보면 또다시 엷은 졸음에 겨워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다가 깨어보니 월요일이다. /CMJ 박기원씨
#책더미에 고개를 묻고
요즘 일요일 오후에는 거의 집 근처 도서관에서 보낸다. 토익 등 영어공부를 주로 하고 소설책을 읽는다. 짬짬이 업무관련 서적을 펴들기도 한다. 학교 다닐 때에는 그 흔한 토익시험 한번 쳐본 적이 없다.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대학교 4학년 때가 처음이었다. 뒤늦게 철이 들었는지 요즘은 공부가 즐겁다. 직장에서의 승진이나 유학을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간다는 재미,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좋다. 자막 없이 외국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했지만 언젠가 업무와 관련해서도 도움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요일에는 느지감치 아침을 먹고 도서관에 간다. 오후 4시. 한적한 도서관에 앉아 잠을 쫓으며 한창 책에 몰두할 시간이다. /아리수한글 황모씨
#힘들어도 행복한 일요일
몇 달전까지만 해도 일요일은 그 다음주 출근을 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요일이었다. 월요일부터 일찍 일어나야하기 때문에 일요일에 낮잠을 자둬야 기분이 ‘업’되기 때문이다. 또 일요일 오후에 하는 가요프로그램을 보면서 회식할 때 부를 노래를 찍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을 앞두고 있어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평일에 회사를 늦게 마쳐 혼수용품을 사러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인터넷상으로 보고 사기에는 믿음이 안가고 하니까 자연히 일요일은 바쁠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 혼수용품을 보러 다니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다. 시간은 또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일요일이면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까 몸은 좀 덜 피곤했다. 그렇다고 지금 불행하다는 건 아니다. 피곤하고 회식 때 부를 노래나 아는 오락프로그램이 없어서 다른 사람이랑 놀 때 좀 힘들어도 하나씩 늘어나는 내 살림살이들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다. /ㅅ사 이모씨

#빨래와 청소로 일주일을 마무리

일요일 오후는 가는 일요일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한 주의 마무리를 짓는 시간이다. 나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집안 청소와 빨래를 한다. 음악을 크게 틀고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열어두는 건 필수다. 주말 오후의 나른한 공기가 온 집안에 넘쳐나게 되면 1주일의 모든 스트레스와 걱정을 날려버리듯 집안의 먼지를 털어내고 청소를 한다. 그리고 나선 빨래를 삶는다.

청소 후 깨끗해진 집에서 빨래를 삶는 냄새가 풍길 때면 모든 더러움이 사라진 것 같은 정갈한 느낌이 든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될 월요일 아침을 위해 일요일 오후 약간의 수고는 오히려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활력제와 같다. 돌아오는 일요일에도 청소와 빨래를 깨끗이 마치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신 후 푹 자려고 한다. /한국자원재생공사 하수민씨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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