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직장에서, 집에서… 난 이럴때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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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6.28 10:15:31
  • 조회: 792
월급쟁이는 슬프다. 위로는 상사, 아래로는 후배 눈치 보느라 정신이 없다. 자존심 구기는 일도 예사다. 어디 그뿐인가. 직장인들의 월급봉투는 ‘유리지갑’이다.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봤으면…. 하지만 어쩌랴.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걸 또 누르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도 월급쟁이의 슬픈 처지다. 이 땅의 월급쟁이, 그들이 느끼는 비애를 들어봤다.

#초년병때의 다짐과는 다른 나
직장 초년생일 때 선배나 팀장들은 할 일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집에도 안가는 걸 보곤 참 한심하게 생각했다. ‘저래 가지고 가정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저렇게 해야 상사들이 좋아할까’ ‘자기 할 일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일찍 퇴근해서 자기계발과 여가활동에 힘쓰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대리가 되고 나니 생각처럼 쉽지 않다. 내 일 하기도 벅찬 마당에 후배들도 챙겨야 되고 집에 안 가고 있는 팀장 눈치도 보게 된다. 여자친구는 그 시간에 늘 전화해서 “오늘 또 늦어? 뭐가 항상 그렇게 바빠”라며 투정한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도 오늘도 책상에 앉아 있다. ‘그래도 난 일하면서 있는 거야’라고 자위하면서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효율적인 시간관리를 해서 불필요한 야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한화국토개발 ㅂ씨

#학창시절이 그리운 처지
학창시절과 비교하면 “직장인이란 이런 것이구나”하며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다닐 때에는 전날 과음을 하면 수업에 결석하거나 대리출석을 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 학생시절에 그렇게 멋져보이던 양복도 지금은 애물단지처럼 느껴진다. 회사에 출근하면 모두 양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느낌을 받을 수 없지만, 일단 회사를 나서면 휴가 나온 군인처럼 마냥 겉돌 때가 있다.
얼마전 퇴근 후 학교 후배들과 홍대앞 클럽에 갔는데 유독 혼자 양복을 입고 있어서 민망했다. 후배들로부터는 “어디 있는지 찾기는 편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직장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시절에 강남역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길을 막고 나이트클럽 웨이터 명함을 내밀었지만, 지금은 퇴폐업소의 호객꾼들만이 끈덕지게 달라붙어 새삼 신세 한탄을 하게 만든다. /신세계백화점 서호준씨

#언제나 불안한 마음
전업 주부인 아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있는 나는 나이 마흔의 중년 직장인. 구조조정, 명예 퇴직…. 이런 현실 속에서 자발적으로 퇴사하기 전에 회사에서 나를 언제든지 밀어낼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으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은 나뿐만 아니라 월급쟁이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으리라. 만약 이런 상태에서 회사를 그만 두어야 한다면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에도 능력있고 의욕적으로 일하던 차장 한 분이 명예퇴직으로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났다. 아무래도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업무와 연관된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라고 강조하곤 하지만 아무래도 노후 대책으로 식당 주인이나 공인중개사를 해보는 건 어떨지 고민을 하게 된다. /ㅇ사 ㅅ씨

#이럴 때 느낀다
만원전철 안에서 사람들에게 떠밀려 상체와 하체가 따로 노는 내 모습을 볼 때. 모처럼 용기를 내어 상사와 다른 의견을 주장했는데 그만 ‘오버’해 대든 꼴이 됐을 때. 점심 먹으러 간 식당에서 시간에 쫓겨 음식을 그대로 남기고 돌아설 때. 열심히 일하다 잠깐 쉬는 틈에 인터넷 성인사이트를 검색하는데 하필 그 장면을 상사에게 들켰을 때. 그 상사가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괜히 업무 얘기로 화제를 돌리는 노련한 테크닉에 스스로 놀랄 때. 어제 마신 술로 몸은 무겁고 머리도 아프고 마음도 우울하지만 그래도 출근해야 할 때. 동창회에서 사업하는 친구들 얘기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 끄덕일 때. 낮 12시까지 늘어지게 자야지 마음 먹고 잠든 일요일에도 아침 6시면 어김없이 눈이 떠질 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도 나만 믿고 있는 처자식 생각에 다시 회사로 발길을 옮겨야 할 때.
월급쟁이는 비애를 느낀다. /듀오 ㄱ씨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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