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통신] 사이버빌리지 용인 ‘금화마을’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6.14 10:20:25
  • 조회: 839
사이버로 이웃끼리 나누는 정에 견고하기만 한 콘크리트 장벽까지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주 집사람이 좀 무리한 통에 급작스레 주말에 응급실에서 딸을 낳았습니다. 녀석이 저를 닮아 성격이 급했던지 두달이나 일찍 세상에 나와 지금 인큐베이터 안에서 조심조심 자라고 있습니다. 산모는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집에서 산후조리하느라 식구 모두가 며칠새 정신이 없는데 ‘치킨 시식’ 이벤트에 당첨돼 뜻하지 않게 통닭까지 먹게 됐습니다”

경기 용인시 상갈지구 금화마을아파트 5단지에 사는 이영대씨는 요즘 사람 사는 맛이 쏠쏠하다. 아내의 조산으로 불안하기만 하던 마음이 ‘치킨 한 마리’에 담긴 이웃의 위로와 정으로 한결 덜해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민 커뮤니티 사이트인 ‘금화마을’에 어쩌다 들르던 이씨였다. 그러나 이번에 처음으로 집안 얘기를 올리면서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속내를 드러내는 듯한 쑥스러움보다 가족끼리 아픔과 기쁨을 나눈 뒤의 푸근함이 더 다가왔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정보통신의 달 6월을 맞아 뽑은 ‘우수 사이버 빌리지’ 대상에 선정된 이 아파트에서는 주민들끼리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6개 단지(48개동) 3,600가구 중 3분의 1 이상이 회원으로 가입한 커뮤니티에서는 하루 평균 200여 주민들이 이웃의 정을 새록새록 나누고 있다. 서로의 관심사인 아파트값부터 시시콜콜한 가정사까지 가득하다.

‘인근 상갈 공원에 산책을 같이 하실 분은 전화 연락 바란다’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 놓거나 얼마전 태어난 아기의 이름을 투표에 붙이는 주민도 있다.
이 커뮤니티는 지난해 4월 입주 뒤 15가구의 동대표가 의기투합하면서 만들어졌다. 콘크리트의 벽만 탓하지 말고 서로 털어놓고 얘기하다 보면 이웃사촌이 따로 없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1차로 게시판을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받으면서 온라인 모임이 시작됐다. 커뮤니티 운영을 맡은 김신덕씨(30·모바일게임 프로그래머)와 주민들은 오며 가며 만난 이웃과 입주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 참여를 요청했다. 입에서 입으로 소문을 타며 커뮤니티는 활성화됐다. 지난해 초 처음 입주한 새 아파트로 일부 집에서 하자가 발견되면서 커뮤니티는 자연스레 서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주민의 장이 됐다.

5단지 관리사무소장 박성윤씨는 “이곳에만 오면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어떤 점을 불편해 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매일 커뮤니티 사이트에 들른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주변 지역의 개발 정보 등을 올려 의견을 나누고 있다.

또 다른 아파트의 커뮤니티와 달리 투표광장을 마련하고 서로 관리비 내역까지 공개하면서 알뜰 살림의 지혜를 나누는 일도 활발하다. 얼마 전에는 한 인테리어 업체의 협찬을 받아 평당 1만5천원짜리 마루 시공을 공동구매로 1만원에 해 주민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또 주변 상가의 음식점과 아이스크림 가게, 컴퓨터 매장 등 5개 점포와 제휴, 이달 중으로 커뮤니티 이용자들에게 할인쿠폰을 나눠 줄 예정이다. 또 생활 안내 코너에서는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놀이방·전화번호부·교통)를, 자료실에서는 주변의 박물관 및 지도 등 지역 사회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제공한다.

커뮤니티는 이웃간의 정과 화합, 정보뿐만 아니라 경제·사회적 이슈에 대한 토론과 상담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홈페이지에는 ‘우리 아파트의 적정 평당가가 얼마인지’ ‘시세가 적당한지’를 묻는 여론조사란도 등장했다.

이슈가 있을 때는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상담에 나서기도 한다. 법무사 사무장인 박세열씨(32)는 시간나는 대로 사이트에 들러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해 주다가 인기상담원이 됐다.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오프라인에서 친목을 다지는 모임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아직 그리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지만 서로 만나 생맥주잔을 기울이며 이웃 사이에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한편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사이버빌리지 금상과 은상에 강원영월 도천리와 경남합천 삼가마을을 선정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