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직장인들의 뱃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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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4.29 09:54:41
  • 조회: 630
업무를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라. 여기저기에 ‘ET족(族)’들이 도사리고 있다.

툭 튀어나온 배에 가느다란 팔과 다리. 사회생활 몇년 만에 늘어난 허릿살로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예전에 입던 옷은 맞는 게 하나도 없고, 계단 몇개만 올라가도 숨이 차 오른다. ‘나도 왕년에는 한몸매 했는데’라고 푸념해보기도 하고, ‘내일부터 운동을 시작해보겠다’고 독하게 다짐도 해보지만 망가지는 몸을 예전으로 되돌리기는 만만치 않다. 자신의 뱃살을 보며 직장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윗몸일으키기 20개 만에 포기

뱃살이 늘어나면서 가장 괴로운 것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하나도 안변했네요”라고 전하는 인사말이 미안할 정도로 허리 둘레가 늘어나 큰 사이즈 옷을 구입해야만 할 때. 아직은 조금의 운동으로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바비인형이라 불리는 모 연예인이 몸매유지 비결로 밝힌 ‘하루에 윗몸 일으키기 500번하기’로 허리 25인치 회복에 도전했다. 소싯적 몸매를 위해서라면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다는 간단한 생각이었으나, 20번 만에 허리가 꺾이는 고통을 느끼고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뱃살을 키우는 건 한순간이지만 사라지게 하는 것은 영원한 숙제인 것을. /ㅇ사 대리 심모씨(27)

#허리 잘록한 웨딩드레스를 위해

대학시절 팔다리는 통통해도 허리만큼은 개미허리로 웬만한 쫄티는 다 소화할 만큼 잘록함을 자랑하고 다녔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회식자리가 많아지고, 여직원들끼리 군것질도 자주 하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뱃살이 붙었다. 현재는 대학시절 입던 바지·쫄티들은 모두 장롱속에 콕콕 박혀있고, 한두 치수씩 늘어난 옷들을 입으며 한숨을 쉬곤 한다. 곧 결혼도 해야 하는데 허리 없는 일자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은 아닌지 너무 걱정이다.

얼마전 인라인스케이트를 샀다. 뱃살을 빼기 위해서다.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타서 대학시절의 날씬한 청바지와 허리가 잘록한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기필코 입고야 말겠다. 이번 주말에도 나는 인라인스케이트를 어깨에 메고 한강에 갈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대리 이모씨(28)

#뱃살 때문에 인연을 만나다

그날은 평소 마음에 두고 있던 거래처 모 과장이 정기적으로 우리 회사를 방문하는 날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커피를 그 앞에 살포시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뱃살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바지 앞단추가 ‘툭’하고 튀어나가 그 앞에 떨어졌다. 낭패감에 붉어진 얼굴로 머뭇거리며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뻔뻔하게도 “제거 아닌데요”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런데 사람 좋은 그는 “아 예, 제거예요. 요즘 뱃살이 늘어서…”라며 단추를 집어 주머니에 넣는 것이 아닌가. 그는 돌아가는 길에 “같이 운동을 하지 않겠느냐”고 권해왔다. 기회를 이용해 능청스런 작업까지 걸어오는 그의 재치에 반해 응낙하고 말았다. 요즘은 직장동료들 몰래 1주일에 2∼3번씩 ‘운동 데이트’를 즐기고 있다. /ㅁ사 김모씨(29)

#불어난 체중, 빼야 하는데…

여러 운동을 즐겼던 내게 작년 10월의 교통사고는 큰 시련을 남겼다. 후유증으로 7개월간 운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체중이 무려 10㎏이나 불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뱃살은 몰라보게 불어나서 사고를 당하기 전에 입었던 바지를 못 입을 정도가 돼버렸다. 장시간 앉아 있는 사무직이라서 모든 살들이 배로 몰려서 이제는 허리를 구부리기도 힘든 상황이 되고 말았다.

여자친구도 뱃살에 대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만날 때마다 점차 불어나는 뱃살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어대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뱃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을 지경이다.

누가 날 20대 후반으로 보겠는가? 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느지막이 집에 도착한 나는 오늘도 손발만 씻고 다시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창와텍 ㅅ씨(28)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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