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유모어한마당 - “양이 적죠? 밥 더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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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3.26 13:30:52
  • 조회: 1329
나에겐 손 큰 부인이 있다.
그녀는 언제나 적당히란 말은 하지않는다.
그녀는 먹는 양도 많다. 아내는 좀 뚱뚱하다.
성격때문인지는 몰라도 많이 많이 먹는 것이 인간됨됨이의 최고로 생각한다. (음식 많이 먹는 놈)=착한 놈, (음식 남기는 놈, 적게 먹는 놈)=죽일 놈

하루는 나의 친구들(달중, 만섭, 영길)이 오랜만에 우리집으로 놀러왔다. “재수씨, 안녕하셔여...”
인사는 잘 하지. 너희들의 불행은 곧 시작이야...
동료들은 다가올 공포가 어떤것인지도 모른채 나의 아내에게 즐겁게 인사를 했다. 불쌍한 녀석들...
“야, 친구들이 왔는데 뭐 맛난것 좀 없냐?”

아무것도 모른채 영길이가 나의 아내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아니 외쳤댔다...
불행히도 아내는 영길의 말을 듣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밥상을 들고 방으로 튀어들어왔다.
“허걱...” 친구들은 일제히 공포의 눈으로 밥상을 쳐다보았다. 거기에는 내가 예상했듯이 세수대야만한 그릇에 남들이 도저히 비빔밤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양의 비빔밥이 쌓여있었다. 친구들은 귓속말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야, 혹시 이거 남기면 어떻게 되냐?”
“응, 우리아내는 남기면 죽----여...”
친구들은 나의 아내를 덩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우람한 덩치, 코끼리라도 깔아뭉겔것 같은 히프, 솥뚜껑같은 주먹... 친구들은 잠시 생각하는 것같더니 바로 숟가락을 들고 퍼먹기 시작했다.
“퍽퍽, 휙휙” 그것은 실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천천히 먹으면 빨리 배가 부른다며 엄청난 속도로 먹는 만섭, 최대한 밥을 꾹꾹눌러 양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먹으려는 영길, 옆에서 쪼그려뛰기를 하며 밥을 먹고 있는 달중.. 그 많았던 밥의 거의 바닥을 향해가고 있을무렵 아내가 들어왔다.
“양이 적죠? 밥 더드릴까요?”

친구들이 흘리며 서로를 쳐다보며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회사에서처럼 누군가에게 점수따기를 좋아하는 만섭이 무슨생각에서인지 “재수씨, 정말 맛있네요, 더 없어요?”라고 말해버렸다. 나를 비롯한 나머지 친구들을 만섭에게 일제히 속으로 외쳤다.
“삐리리 새끼...”

잠시후
바닥에서 기어다니고 있는 영길, 쪼그려 뛰기를 하면서 소화를 시킨다고 뛰고 있는 달중, 점수따겠다고 1그릇더먹은 만섭은 죽었는지 창백한 얼굴로 벽에 기대어 있었다. 그런데 다시 아내가 들어오더니 말했다.
“입 심심하지죠. 계란이라도 삶아드릴까요?”

몇분후 정신을 약간 차린 만섭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주방에서 비명소리에 가까운 괴성이 들렸다. 넘어지기라도 했나싶어 달려간 우리는 주방에 넘어져 널부려져 있는 만섭을 발견했다.
“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만섭은 더듬으며 말했다.
“계...계란이...30개도 넘어...”
그 소리에 우리는 모두 주방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런데 아내가 지금없다. 어딜갔지?
그때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렀다. 아내인가? 문을 열어주니 왠 낯선 사내가 궤짝을 들고 들어오는게 아닌가?
“요 앞 슈퍼에서 왔는데요, 이 집 부인께서 사과 한 상자를 시키셨어요...”

친구들은 더이상의 어떠한 말도 하지못한채 그 남자가 가져온 궤짝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달중은 그 와중에도 쪼그려뛰기를 하면서 일인당 먹어야 할 달걀과 사과의 갯수를 외고 있었다.(10+12=25)
아내가 돌아왔다. 그때 친구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아까까지 널부려져 있던 사람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달려나가 버렸다.

아내는 영문도 모른채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만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날 밤..

아내의 펼쳐진 일기를 살펴본 나는 피식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내의 일기장엔 이렇게 써 있었다.
“오늘.. 음식이 부족했던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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