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열린마당]직장인이 바라본 토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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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3.03.22 10:07:02
  • 조회: 632
토론공화국을 만들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장담처럼 곳곳에서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사실 직장인들은 이미 토론의 홍수 속에서 살아왔다. 월례·주례 회의는 물론 사안별로 소집되는 각종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 매번 상사 주도로 뻔한 결과를 예상하게 하는 회의와 요즘 불고 있는 토론 열풍은 무엇이 다를까? 토론과 회의에 대한 직장인의 생각을 들어봤다.

#참가자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
하루에도 몇번씩 회의를 하는데,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느냐에 따라 결론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정해진 주제에 대해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짧은 시간에 만족할 만한 결론을 내리는 회의도 있다. 하지만 자기 주장만 옳다는 아집 속에 다른 이의 의견은 들으려 하지 않거나, 왜 참석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용히 있다가 회의가 끝난 다음에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난무하는 회의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끔 중간에 슬쩍 빠지는 때도 있다. 높으신 분들이 토론에 참여한다며 중간에 불쑥 들어와 끝도 없는 장황한 이야기를 꺼내고 지시를 내리는 분위기로 바뀔 때면 얌전히 일어나 회의실을 나온다. 입을 삐죽거리며 “차라리 지시사항이 있으니 모이라고 하지”하면서. /ㅎ사 ㅂ씨

#토론 열풍, 본질을 살펴야
요즘 직장인·공무원을 막론하고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토론을 통한 회의방법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었다. 그러나 토론이 책을 보거나 학원에서 배운다고 길러지는 것일까? 얼마전 ‘엘리트’ 검사들과 대통령과의 토론회를 보며 우리 토론 문화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토론보다는 연설과 발표에 중점을 둔 교육 탓에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것에 익숙지 않다. 당연히 자기의 주장을 고집하게 마련이다.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올바른 토론문화는 남의 말을 경청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방식과 그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통해 자신 의견과의 합일점과 차이점을 찾아내며, 또 그것을 다른 이에게 전해줄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ㅇ사 ㅈ씨

#토론을 빙자한 지시
토론은 어떤 사안에 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라지만, 작은 벤처기업에서는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것이 사장이나 임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권위적인 토론시스템을 갖고 있다.
사장이 사원들에게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배분하지 않는다. 권위주의적인 토론문화라고 할까. 회의 때 상사가 생각하는 흐름대로 따라주지 않으면 ‘찍힘’을 당하는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고 명확하게 밝힐 수 있을까. 그런 상황에서 토론을 하다보면 사원들은 상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의견을 따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회의가 결론을 지은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정착하려면 윗사람들이 권위를 내세워 아랫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낡은 사고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ㄱ사 ㄱ대리

#밤샘 토론의 열정
첫 직장에서의 일이다. 입사 몇달이 안돼 팀회의를 하게 됐다. 오후 3시에 모여 당시 한참 논의중이던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자리였다.
1시간, 2시간…. 신입사원의 수준을 뛰어넘는 전문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듣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그러다 어느 순간 팀장이 “결론이 안나니, 잠시 쉬었다 합시다. ○○씨 저녁 도시락 좀 주문하세요”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이어진 토론은 새벽 2시를 넘겼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열심히 받아적으며 짜증이 났던 나는 점차 뭔지 모를 느낌을 갖기 시작했다.
그것은 열정이랄까. 때로는 고성이 오가며 상대방을 설득하는 모습들, 하나의 결론을 내기 위해 밤을 잊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것이었다. 결국 그날 토론은 새벽에 참석자 전원이 사우나에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그 열정을 아직도 가슴에 간직한 채 종종 떠올려 본다. 나는 지금 그런 열정을 가지고 토론에 참여하고 있는 것일까. /ㅎ사 ㅊ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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