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넌 웃지만 난 낯붉힌 ‘그날 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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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2.12.24 09:58:24
  • 조회: 647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해가 저물고 있다.
먹고 살기에 바쁘다는 이유로 정신없이 살아왔던 대다수 직장인들. 12월이 되면 회사 동료나 선·후배들과 함께 1년을 되돌아보며 ‘송년모임’을 갖고, 잊었던 사람들을 하나 둘씩 기억 속에서 꺼내 “올해 가기전에 얼굴 한번 보자”며 약속을 잡기도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사건·사고도 많은 법. 모임 끝에 일어난 ‘소동’ 중에는 세월이 지나도 인구(人口)에 회자(會者)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직장인들의 즐거운 송년회 비화를 들어봤다.


#고전형-술 때문에…

송년회에서 ‘즐거운 사고’를 만드는 제조기는 단연 ‘술’. 날이 날이니만큼 술자리는 3차, 4차까지 넘어가기 쉽다. 이래저래 망가지는(?) 분위기 속에 사고는 ‘탄생’하게 마련이다.
은행원 황모씨(28·여)는 몇년전 송년회 사건 때문에 사내에서는 ‘황봉사’로 통한다. 원래 술은 입에 잘 대지도 않았던 그녀. 그러나 송년회라는 분위기 때문인지 그만 홀짝홀짝 소주를 들이켰다.
소주 한병을 비웠을 무렵,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만취해 앞이 안보이는 상태가 아니라 아예 눈꺼풀이 붙어버린 상태. 아무리 애를 써도 눈은 떠지지 않자 그녀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눈 좀 뜨게 해달라”는 황씨의 울음 섞인 소리에 깜짝 놀란 동료들은 사태를 수습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방 아주머니는 진한 꿀물 한대접을 내주었고, 꿀물을 먹고 한참 진정한 뒤 황씨는 조금씩 눈을 뜰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그때 왜 눈이 떠지지 않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단다.
진모씨(29·여)의 해프닝도 이에 못지 않다. 지난 14일 결혼식을 치른 그녀. 12월 초부터 이어지는 송년회 랠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술자리를 워낙 즐기는 데다 입사 1년차라 결혼 때문에 직장 상사들의 이런저런 송년회 참석요청에 손을 내젓기가 어려웠기 때문. 결국 결혼식 이틀전 폭탄주 행사까지 참여했다.

와인 폭탄주까지 마신 진씨는 결국 고주망태가 돼 회사 휴게실에서 밤을 보냈다. 휴대폰도 받지 않고 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신부. 그녀를 찾아 헤매던 신랑은 “신부가 도망간 것 아니냐”며 밤새 한잠 이루지 못했고, 다음날 사정을 듣고 안도감에 눈물까지 흘렸다는 후문이다.


#신세대형-이벤트 때 생긴 ‘비화’

올해는 벤처 업계 중심으로 볼링대회·영화관람·번지점프·찜질방모임 등의 이색 송년모임이 각광을 받았다. 그렇다고 ‘송년회 비화’가 없을쏘냐.
신세대 풍의 송년회에서 일어난 일 또한 만만치 않은 이야깃거리가 되어 다음날 사내를 장식하곤 한다.
얼마전 공연장에서 뮤지컬을 보며 송년 모임을 갖은 김모씨(34). 그저 많이 먹고 마시는 문화에 익숙해 있는 그에게 뜻밖의 기회인지라, 시간에 맞추기 위해 저녁을 거르는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공연관람을 했다. 공연은 좋았지만 중간중간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요동을 쳐대는 것이 아닌가. 김씨뿐이 아니었다.

김씨 직장사람들 모두 시간에 맞추려고 저녁을 걸렀던 때문인지 동료들끼리 나란히 앉은 좌석에서는 뮤지컬 음악에 맞춰 ‘꼬르륵~’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최모씨(27·여)가 다니는 벤처회사 여직원들은 찜질방 송년회 때문에 전원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게된 경우.
여직원들이 화장을 지우고 맨 얼굴을 내밀자 남자직원들이 하나같이 “눈썹이 어디갔냐”고 외쳤다. 여자들은 화장을 할 때 원래 눈썹을 깨끗이 깎고 그 위에 눈썹을 그려넣기 때문. 눈썹 없는 ‘무서운’ 여자들의 모습을 본 남자직원들은 그 뒤 여직원들을 외계인으로 불렀다고 한다.


#대선과 송년모임

올 송년회 모임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뿌렸던 것은 아무래도 대선. 그러다보니 송년모임마다 “과연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한 설전이 오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직장인 김모씨(38·여)는 최근 동창들과 함께 하는 송년모임에 갔다가 난데없는 봉변을 당할 뻔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한 친구들이 ‘대선’으로 화제를 이끌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패싸움을 시작한 것.

최모씨(38)의 경우는 부서에서 아예 ‘당선자 맞히기 내기’를 걸고 송년모임을 선거일인 19일 오후 5시로 잡은 경우. 미리 5만원씩을 내고 당선자 예측에 실패한 팀은 회식비를 전액 부담하기로 한 것.
선거 당일 부원들 전원은 텔레비전에서 눈을 떼지 못했고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 개표현황이 집계될 때마다 부서 사람들은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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