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똑같은건 재미가 없잖아⑬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전유성
  • 02.11.26 09:51:43
  • 조회: 1124
236 발자욱 남기는 여행
여행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여행 별거 아니다. 아침에 집 나오면서 여행한다고 생각하면 여행인 거다.
고등학교 2학년때 KBS에서 하는 프로그램 중에 이서구 할아버지가 서울에 대해 얘기해 주는 시간이 있었다. 매일 오후 1시쯤엔가 동네이름의 유래나 예전의 풍속들을 이야기해 주는 구수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때 나도 서울 토박인데 서울에 대해 잘 알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사대문 안의 골목골목을 다 돌아다녀 본 적이 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게 바로 여행이었다.

저기를 가 보자, 저기가 어디지? 저기를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기차에서 뛰어내려 걸어가? 오토바이를 타고가? 하다가 나중엔 자전거를 타고 그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보니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가게 되었다. 그게 바로 여행이었다.
안양 일부가 서울로 편입되었을 때 나는 안양을 시내버스를 타고 가봤다.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해도 안양은 굉장히 먼 곳이었는데 시내버스로 갈 수 있다는 것 땜에. 시내버스를 타고 가니 거기서 수원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내친 김에 수원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보자 한 것도 여행이 되었다.

나는 지금 이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나라 지도를 방바닥에 펼쳐 놓고 내 한 발을 지도 위에 딛는다. 그리고 내 발이 닿은 곳을 연필로 그린다. 그림 그려진 내 발 안에 있는 곳을 가 보는 여행을 하려고 한다.
말 그대로 ‘발자욱을 남기는 여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여행 다닌 곳 중에서 어디서 가장 살고 싶으세요? 나는 대답한다. 나는 어디로 여행을 가는 게 아닙니다. 나는 그곳에 살러 갑니다.

237 친절하기만 하면 뭐해?
어느 관광객이든 마찬가지지만 식당만 죽 만들어 놓고 관광지라고 하면 안 된다. 뭔가 얘깃거리,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지리산만 해도 온갖가지 산나물들이 얼마나 많아. 산나물 박물관을 하나 만들어서 취나물서부터 쭈욱 진열해 놓고 옆에선 취나물 비빕밥도 팔고 하는 식으로 볼거리를 만들어야 된다. 특산물 판매장하고는 좀 다르게. 이 나물은 무슨 계곡에서 주로 나고 ‘본초강목’에 보면 어디에 좋다더라… 하는 식으로. 그렇게 만들어 놓으면 사람들이 오게 돼 있다. 와서 그거 보고 나서 배가 고프면 근처 식당에 가서 밥도 먹고 그래야 되는 게 순선데, 관광단지라는 데를 가봐도 식당만 수십 개 들어서 있고 아무 것도 볼 게 없어. 그게 뭐냐고. 그게 무슨 관광단지야, 식당촌이지. 구경하는 사람들이 밥을 사먹거나 돈을 써도 기분좋게, 보람있게 써야 할 거 아니냐고. 그러니까 그런것들을 만들어야 된다는 거지. 그게 바로 선진조국의 관광사업 아니겠어?
그런데도 행정하는 분들은 뻑하면 불친절을 지적한다. 사람들이 불친절해서 관광객이 안 온다는 거지.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거든. 볼거리가 있으면 친절이랑 관계없이 오게 돼 있다고.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